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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작교' 최정윤 "극과 극 캐릭터? 알고보면 '허당'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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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정윤이 극과 극의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허당'으로 불릴 만한 의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정윤은 KBS2 새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에서 직장에서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알파걸'이지만 집에만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건어물녀'로 변신하는 차수영 역을 맡아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목이 다 늘어난 헐렁한 티셔츠에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을 입고 헝클어진 머리는 질끈 묶은 채 뿔테 안경을 쓴 최정윤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그는 "실제로도 차수영처럼 집에서 지저분하게 해놓고 지낸다. 습관이 돼 이제는 고치기 어렵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작교 형제들'은 아들 넷을 둔 황씨부부가 서울 근교의 오작교 농장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최정윤이 연기하는 차수영은 능력 있고 당찬 방송사 기자로 직장 후배인 황씨부부의 둘째 아들 태범(류수영)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는 앙숙 관계를 형성해 유쾌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수영이라는 캐릭터에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정말 완벽한 사람이라면 직장에서와 집에서의 모습이 전혀 다를 수 있을 거 같아요. 태범과의 관계에서도 수영은 현실적이고 솔직한 인물이에요. 태범이 자기보다 능력 있다는 걸 알면서 그걸 인정하지 못해 그를 괴롭히는,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수영은 특종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비는 태범과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어느날 회식 후 예기치 못한 하룻밤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마침 인터뷰 다음 날이 하룻밤 실수 장면을 찍는 날이었다.

코믹하면서도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엮어낼 상대 역 류수영과의 호흡은 어떨까. "예전보다 상대 배우와 빨리 친해지는 편이에요. 어릴 땐 낯도 가리고 상대한테 방해가 될까봐 조심스러워 했는데 서른 살을 넘기니까 편하게 말 걸고 금세 친해지게 되더라구요. 류수영씨가 '누나'라고 불러 좀 더 편한 것도 있어요. 그런데 제작발표회 때보니까 유이랑 더 친해진 것 같더라구요.(웃음)"

1996년 20살 어린 나이에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를 통해 데뷔한 최정윤은 한결 같은 배우로 기억될 것이다. 소위 대박을 꿈꾸며 과한 욕심을 부리기보다 평생 연기자의 길을 걷겠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왔다.

"좀더 매력적인 배역을 따내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안 될 땐 '내 것이 아닌가보다' 하고 빨리 떠나 보내요. 욕심이 없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전 연기를 오래 할 생각이에요. 멀리 보고 마음 편히 먹을래요.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잖아요. 배우가 자기 얼굴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죠."

그는 '오작교 형제들'에서 4형제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김자옥의 연기를 보고 연예계 절친인 박진희에게 "우리 오랫동안 연기할려면 팔도 사투리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이 같은 여유 덕분일까. 30대 중반인 그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미모를 자랑한다. 세트 촬영을 막 끝내고 메이크업을 지운 채 민낯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자신감의 근거는 바로 그의 내면에 있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