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장근석은 불과 몇 달 사이에 또래 핫스타들을 제치고 돋보이는 별로 성장했다. 장근석을 뒤에서 챙겨주는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 김병건 이사 또한 장근석과 더불어 연예계 파워맨으로 성장중이다. 장근석 한 명밖에 없는 '1인 기획사'지만 수 십명의 연예인을 거느린 회사의 본부장만큼이나 바쁘다. 그는 "뿌듯하면서도 어리둥절하지만 근석이 자신의 힘이 크다"고 장근석에게 공을 돌렸다.
▶지금까지의 한류스타와 다르다. 뭐가?
늘씬하게 키가 크면서도 소녀처럼 선이 곱고 예쁘장한 얼굴을 한 장근석은 어려서부터 '연예인 하면 잘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연예계에 데뷔하고 나서는 '일본에서 잘 통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근석이의 비주얼이 잘 통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여기에 더해 기존 한류스타들의 정적인 이미지와 다른 그 무엇을 심어주는 게 전략이었죠."
김 이사는 장근석의 실제 모습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고 전했다. "근석이를 실제로 만나보면 정말 놀랄 거예요. 통통 튀기만 하는 성격일 것 같지만 저는 그렇게 어른스러운 그 또래 아이를 못 봤어요. 그리고 자신이 아는 사람뿐 아니라, 아는 사람의 지인한테까지도 깍듯하게 예의를 차려요. 물론 그러면서도 과감하고 에너지가 넘치죠."
장근석은 그런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솔직한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줬다. 해외 팬들을 만날 땐 한양대 축제 때 클럽 음악 컨셉트로 선보인 '라운지 H' 공연을 무기로 삼았다. "일본 팬들이라고 하면 음악도 잔잔한 것을 좋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밴드음악을 선보였더니 반응이 열광적이었어요.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중화권은 또 그들의 구미에 맞춘 새로운 공연을 준비했고요. 공연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함께 냈습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한 드라마 캐릭터를 공연 무대에서 전부 보여주기도 하면서, 팬들이 원하는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어요."
▶일본, 중화권 넘어 중동과 남미까지
방송에 나가서도 장근석은 특유의 솔직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했을 때 장근석이 '초식남이냐, 육식남이냐'는 질문을 받고 "낮에는 초식남, 밤에는 육식남"이라고 대답해 폭발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김 이사는 "일본 팬들은 지금까지 주로 한류스타들의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를 좋게 봤어요. 하지만 '초식남, 육식남' 이야기처럼, 근석이는 부드럽고 귀여우면서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매력을 가졌다는 점이 어필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런 장근석을 위해 매니저로서 하는 일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구상이다. 일본은 일본대로, 중화권은 중화권대로 전략을 짜고 있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중동과 남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지역마다 그에 맞는 공략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끊임없이 퍼포먼스 실력이 필요해요. 해외에 나가면 자신의 노래 없이는 팬미팅 한 번 하기가 어렵습니다." 연기자라고 해서 연기만을 잘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도 인기있던 중화권 스타들을 생각해 보면, 전부 배우 겸 가수였어요. 신한류스타를 꿈꾼다면 당연히 갖춰야 할 조건입니다." 장근석은 영화 '즐거운 인생',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등에서 뮤지션 역할을 꾸준히 하면서 실제로도 수준급의 가창력을 갖췄다. 출연작으로 우선 팬들에게 각인됐지만, 그 뒤에 다가가는 것은 공연을 통해서였다. 최근 아시아 6개국 투어를 성공리에 마친 장근석은 하반기에 정규 앨범 1집을 내고 10월에는 일본에서 아레나 전국 투어를 할 계획이다. "일본 전국 투어 뒤인 11월에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너는 펫'도 개봉돼 파급력을 극대화할 겁니다. 어떤 스타든 팬들에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에요." 김겨울· 이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