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6·AS모나코)은 이적을 결심한 뒤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있는 구단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더 붙었다. 모나코에서 받던 100만유로(약 15억원)의 두 배인 200만유로(약 31억원) 이상을 연봉으로 줄 것을 원했다. 2년 6개월 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팀을 떠나야 하는 박주영이 내세우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이적과 동시에 세금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법이 적용되지 않는 모나코는 면세국가다. 모나코 선수들은 연봉에서 세금을 떼지 않고 100% 가져갈 수 있다. 지난 세 시즌간 박주영은 이 덕을 봤다. 모나코를 벗어나면 세금 폭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나코를 제외한 나머지 프랑스 리그 팀들은 선수 연봉에 40~50%의 세금을 물린다. 즉, 박주영이 똑같은 100만유로를 연봉으로 받더라도 동결이 아닌 삭감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박주영은 이적 협상에서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하고 있다. 모나코 구단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 릴과의 계약협상 당시 150만유로의 연봉을 수용했던 것은 추후 활약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장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향후 이적 협상에서도 릴과 비슷한 수준 내지 200만유로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는 팀과 협상하겠다는 생각이다.
박주영의 주장은 일리가 있으나, 구단 측에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낄 만하다. 2년 6개월 밖에 활용할 수 없는 선수에게 200만유로씩을 내주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다. 박주영은 모나코에서 고액 연봉자였다. 현재 리그1에서 박주영이 원하는 금액을 제시할 만한 팀이 그다지 않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주영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팀으로 알려진 리버풀(잉글랜드) 샬케04(독일) 입장에서도 불투명한 활약 여부 탓에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들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