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이 결국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박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전서 3대5로 패한 직후 팬들의 '청문회' 요구에 응했다. 밤 9시30분 경기가 끝난 직후 500여명의 팬들이 잠실구장 정문에 몰려들어 "박종훈 감독 나와라"를 외치며 청문회를 요구했다.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박 감독은 프런트와 이야기를 끝낸 뒤 밤 10시쯤 김기태 수석코치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팬들이 물병 등을 투척하며 거친 행동과 말을 보이자 박 감독은 다시 실내로 들어갔다. 송파경찰서에서 나온 경찰 직원들이 "격한 행동을 자제해 달라. 그래야 감독님이 나올 수 있다"고 하자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 앉아 다시 박 감독을 기다렸다.
밤 10시28분. 박 감독은 김 코치와 함께 다시 팬들 앞에 섰다. 그리고 확성기를 들고 '사죄의 변'을 이어갔다.
박 감독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인 뒤 "저희 LG 트윈스 선수단은 시즌초부터 최선을 다해서 지금까지도 경기를 해왔지만 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지금도 우리 선수단은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 우리팀에게는 찬스가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여러분에게 실망을 끼쳐 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금더 지켜봐 주시고, 조금더 응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한 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LG 팬들은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박 감독 청문회를 요구했었다.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