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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곤이 장원준의 어깨를 주물러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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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을 같은 선수로서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롯데는 11일 부산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5대3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기뻐하던 순간, 딱 한 선수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아니, 웃으려 해도 쉽게 웃음 짓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 주인공은 선발로 나섰던 투수 장원준. 7⅓이닝 동안 6안타 3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동점인 순간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10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후배 이재곤이 8회초 나머지 2타자를 처리했고 롯데 타선은 8회말 2점을 뽑으며 이재곤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재곤으로서는 행운의 승리를 거둬 매우 기분이 좋았을 일. 하지만 자신의 앞에서 117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한 선배의 승리를 빼았는 기분이 들어 마음 한켠이 좋지 못했다.

이날 경기 후 TV 중계 카메라에 흐뭇한 장면이 잡혔다. 후배 이재곤이 뒤에서 선배 장원준의 어깨를 주므르며 위로의 말을 건넨 것. 1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만난 이재곤은 그 때의 상황에 대해 "원준이형이 얼마나 아쉬웠을지 알아 어떻게든 위로의 표현을 하고 싶었다. 같은 투수로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곤은 이어 "원준이형이 8회 마치고 '네가 내 승리 가져갔구나'라는 농담을 건넸다"며 "경기 후 곧바로 축하한다고 말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