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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맞은 신춘삼 감독, 프로팀 데뷔전서 희망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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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태연한 척했다. 그러나 기분은 설랬다. 그럴만도 했다. 생애 첫 프로팀 지도자로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1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PCO45와 우리캐피탈의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개막전.

신춘삼 KEPCO45 감독(55)이 7년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신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22년이나 된다. 1982년 서울시청 감독 겸 선수를 시작으로 1990년부터 1999년까지 홍익대 감독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양대를 이끌었다. 슈퍼리그 대학부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무대에선 스타 감독이었다. 그러나 프로선수 지도 경험은 전무했다. 2004년부터는 한양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올해 4월까지 한국배구연맹에서 행정가로 일했다. 배구판 전체를 보는 눈을 익혔다.

경기 내내 벤치에 앉지 않았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실수가 나오더라도 다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엉덩이를 두들겨주고 손벽을 부딪치면서 격려했다. 이날 신 감독의 한 손에는 수첩이 들려 있었다. 지난 5월 감독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10월 V-리그 개막에 돌입하기 전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모든 상황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넣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데뷔전은 패배로 마무리됐다. 우리캐피탈에게 1대3(15-25, 25-19, 23-25, 20-25)으로 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이 자신의 생일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이 보답인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비록 패했지만 희망도 봤다. 그는 "아직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지만 응집력만 잘 갖추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느꼈다"며 "나도 산전수전을 겪었다. 어느정도 틀만 잡히면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앞서 열린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의 여자부 A조 경기에선 스피드를 업그레이드 시킨 현대건설이 3대1로 승리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1년 수원·IBK기업은행컵대회

<남자부>

우리캐피탈 3-1 KEPCO45

<여자부>

현대건설 3-1 KGC인삼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