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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퀵' 이민기 "예원누나가 싸이코같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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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이 오토바이 한 대 타다 걸렸죠.(웃음)"

영화 '퀵'이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흥행 속도도 나쁘지 않다. 한국적인 코미디에, 만화같은 설정 속 배우들의 열연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주연을 맡은 이민기는 개봉 전에도, 후에도 정말 시속 300km의 오토바이 위에 탄 듯이 초조했다. "안 되면 제 탓이라는 생각에 너무 불안했어요. 여러 가지로 '퀵'은 제게 정말 강렬한 작품이네요." 영화를 찍으면서 살이 빠져 원래도 '모델 체형'인 몸이 더 홀쭉해진 이민기의 '퀵' 뒷얘기를 들어봤다.

▶오토바이에 들인 돈, 1000만원 넘네

'퀵' 제작사 JK필름 측은 주연으로 이민기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원래 바이크 마니아'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영화가 공개된 뒤 실감나는 오토바이 탑승 장면은 두고두고 화제를 모았다. 이민기 또한 "얼굴이 나오는 장면은 거의 다 직접 연기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니아라던데, 실제로 오토바이에 투자한 액수는 얼마나 되느냐"고 이민기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계산을 해 봐야겠다"며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더니 "정확히는 몰라도 1000만원에서 1200만원 정도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10대에 부산에서 단신으로 올라온 이민기로서는 적은 돈이 아니었을 터이다. "처음엔 작은 걸 샀죠. 그런데 누가 훔쳐가서 다시 사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또 바꾸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살 때 탔던 거니까, 오토바이는 늘 재산목록 1호였어요. 일단 타면 지하철, 택시보다 돈이 덜 들어요. 자다 일어나서 밥 먹으러 갈 때도 늘 탔죠. 그야말로 '생계형'이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타던 오토바이를 3~4년 전부터 타지 않게 됐다. 거기에도 사연이 있다. "서울 강남에서 친구들하고 오토바이 한 대에 네 명이 탔다가 넘어졌어요. 그런데 그걸 또 어느 분이 보신 거죠. 제 미니홈피에 '네 명이 타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라고 글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죠. 그 뒤로는 위험한 짓은 안 하려고 해요." 막상 '퀵'을 찍으면서는 다시 오토바이를 맘껏 탈 수 있어 좋았다. 그것도 호화로운 BMW 오토바이다. "비싼 오토바이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죠. 확실히 바람에도 밀리지 않고 좋긴 좋더라고요."

▶강예원과 사귀라고요?

'해운대'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는 강예원 김인권과 이민기는 거의 가족과 같은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퀵'을 위해서 각종 방송 출연과 홍보 일정을 함께하면서 최근에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특히 강예원과는 '사귀라'는 반강제적인(?) 주변의 권유까지 많이 듣고 있다. 실제로는 강예원이 5살이나 연상인 '누나'지만 극중에서는 더 어리게 나온다. "얼마 전 같이 방송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가 예원누나한테 '이민기 김인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쭈뼛쭈뼛하면서 대답을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괜히 오해가 커졌나? 근데 그게 사실 호칭 문제 때문이에요. '퀵'을 찍을 때 저를 계속 오빠라고 불렀거든요. 저도 그냥 반말 하고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 '누나, 수고했어요'라고 했더니 '야, 너 정말 싸이코같아'라면서 너무 어색해 하더라고요. 요샌 어려 보인다는 말이 좋은지, 누나 소리를 안 들으려고 해요." 자주 함께 나오다 보니 최근에는 두 사람이 동갑처럼 보인다든지, 닮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고. "저희 둘은 서로를 아무리 쳐다봐도 자신의 얼굴을 찾을 수가 없어요. 어디가 닮았다는 건지, 별로 달갑지는 않아요.(웃음)" 이 정도 말을 할 정도면 정말 친한 사이가 맞다.

▶열심히 해도 순위는 매겨지니까요

'퀵'이 내놓을 결과에 대해 이민기는 긴장하면서도 초연했다. "열심히 했다고 꼭 그만큼 돌아오는 건 아니에요. 요즘 MBC '나는 가수다'를 봐도 그래요. 어쨌든 세상은 순위를 매기니까요. 어쨌든 저 자신이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된 거죠. 저에게는 일단 일이 소중하니까요." 일의 소중함을 느낄 만큼,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이민기에게도 힘들었던 때가 많았다. "이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 오해가 덧붙여지면 연예인은 정말 힘들어져요. 하다못해 오토바이에 네 명 타다가도 걸렸잖아요. 주변을 보면 정말 조심하는데도 엮이고 엮여서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그런 일이 절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그것만 된다면, 제가 하는 작품의 결과는 어떻든 간에 떳떳해요."

'퀵'은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의 한가운데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터뷰 말미 몸이 풀린 이민기는 '퀵' 이외의 다른 작품에도 덕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영화배우라면 절대 다른 영화를 서로 비판 못해요. 든 돈이 5억이든 150억원이든. 다른 경쟁작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