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수가 아니라 3배수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본격적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선수단 구성 장기 청사진을 밝혔다. 조 감독은 "이제 월드컵 모드다. 전체적으로는 백업과 주전선수들의 실력차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월드컵은 장기전이다.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 경고 누적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선 코칭스태프가 3배수도 머리속에 담아두고 있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이 말하는 '3배수'는 주전 1명에 백업 멤버 2명을 얘기한다. 조 감독은 "기본적인 포지션별 주전 1명과 백업 1명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전체적으로 경쟁체제가 더 강화되면 경기력도 자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조만간 A대표팀에 2명이 아닌 3명이 무한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이 이같은 생각을 굳히게 된 데는 최근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던 이청용(볼턴)의 정강이뼈 골절로 인한 충격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불상사가 없어야 겠지만 유비무환 하는 것이 사령탑의 의무다. 조 감독은 꾸준히 포메이션과 선수들의 포지션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는 실제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어린 선수들이 다수 합류해 있는 현재의 대표팀 체제와 발전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은 언제든지 측면 공격수로 뛸 수 있는 기량을 지니고 있다. 윤빛가람(경남)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조영철(니가타)도 기량이 안정돼 있다. 전반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꾸준하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당장의 고민은 다음달 2일 경기도 고양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3차 예선 첫경기인 레바논전이다. 조 감독은 "같은 조에 속한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대비는 충분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비디오 자료도 꽤 있다. 쿠웨이트와 UAE는 아시안컵에 나왔던 멤버들이 여전히 주축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레바논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다. 축구협회도 같은 고민이다. 시급히 자료를 수집해 줄 것을 요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레바논과의 홈게임을 시작으로 쿠웨이트 원정게임(9월 6일), UAE 홈게임(10월 11일), UAE 원정게임(11월 11일), 레바논 원정(11월 15일), 쿠웨이트 홈게임(2012년 2월 29일)을 앞두고 있다. 삿포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