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0번 주려고 했었는데…."
기대감이 만족감으로 바뀌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대선(24)이 경남 유니폼을 입고 훨훨 날고 있다. 주전 공격수였던 루시오의 트레이드 상대로 지난 7월 경남으로 이적했는데 금세 적응했다. 6일 열린 광주 FC와의 K-리그 20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경남 데뷔골을 기록한데 이은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루시오의 공백을 걱정하던 경남 팬들도 정대선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엿보고 있다. 경남도 정대선의 활약에 고무됐다.
정대선은 최진한 경남 감독이 루시오의 트레이드 상대로 직접 콕 찝은 선수다. 최 감독은 "울산에서 계속 경기에 출전했으며 즉시 전력감이다. 설기현과 포지션이 겹치면서 주로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원래 섀도 공격수로 뛰던 선수다. 경남에서 섀도 공격수와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다"며 영입 당시 만족스러워했다.
직접 훈련을 시켜보니 기대 이상이다. 최 감독은 등번호도 팀의 주전 공격수 상징인 10번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웃지 못할 사정으로 10번은 용병 공격수 호니에게 돌아갔다.
경남 관계자는 "최진한 감독이 정대선에게 10번을 주려고 했는데 직원이 의사소통 실수로 호니에게 10번을 줬다. 이미 연맹에 등록까지 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대선에 대한 최 감독의 기대는 등번호 배정부터 엿볼 수 있었다. 최 감독은 "대표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나가도 충분히 통할 선수다. 스피드와 슈팅력, 골 결정력이 정말 좋다. 내가 복이 많은가보다"라며 크게 웃었다.
정대선은 광주전에서 오른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24분까지 소화했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울산에서 주로 조커로 활약했던 만큼 풀 타임을 뛸 체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 연습경기에서 섀도 공격수로 나설 경우 수비 뒷공간 침투에 약점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주로 측면 공격수로 기용할 예정이지만 팀에서는 섀도 공격수도 소화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라운드까지 치른 현재(9일) 경남은 승점 31(9승4무7패)로 7위에 올라있다. 6강권에 들기위한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최 감독은 여유롭다. 정대선, 호니 등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남의 6강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