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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실드 결장, 박지성 프리시즌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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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박지성(30)은 늘 남들보다 한 발 늦게 출발했다. 발목, 무릎 부상이 잦았다. 7차례 프리시즌 중 3번은 참가하지 못했다. 발동이 늦게 걸렸다. 그래서 '슬로 스타터'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그런데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프리시즌부터 상승세를 탔다. 미국 투어 5경기 중 4경기에 출전해 3골(1도움)을 터뜨렸다. 미국 프로축구(MLS)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을 필두로 시애틀 사운더스전, MLS 올스타전에서 골맛을 봤다. 역대 프리시즌 중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골에선 베테랑 냄새가 났다. 6시즌 동안 맨유에서 뛰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묻어났다. 골문 앞에서 움직임이 간결했다. 머뭇거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침착했다. 상대 골키퍼의 동작까지 파악한 뒤 골망을 흔드는 모습에는 노련미가 담겨 있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중원의 지휘자' 폴 스콜스의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박지성의 프리시즌 활약을 칭찬하던 영국 언론들은 측면 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공수의 실마리를 풀어 주는 멀티 능력을 주목했다.

프리시즌 활약은 지지부진하던 재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박지성의 활약에 고무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에게 2년 계약 연장을 먼저 제안했다. 2014년 6월까지 '맨유맨'으로 남게됐다. 매시즌 발전하는 박지성의 모습이 향후 2년 간 맨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연봉 조율도 마무리된 상태다. 계약서에 사인만 남겨두고 있다.

박지성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시즌 개막에 앞서 벌이는 친선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0-2로 후반전을 맞은 맨유는 스몰링과 나니의 연속골로 따라붙은 뒤 후반 인저리 타임에 나니가 결승골을 넣어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비록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최고의 시즌이 기대된다. 대표팀 은퇴로 클럽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소속팀 경기에만 맞춰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유지하면 된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맨유 입단 후 최다인 8골을 넣었다. 프리시즌과 지난 시즌 보여준 골 결정력을 감안하면 올시즌 10골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15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2011~2012시즌 원정 개막전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커뮤니티실드 결장이 오히려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푹 쉰 박지성은 '프리시즌만 같아라'를 외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