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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앞둔 조광래호 소집, "일본, 무조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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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은 매 경기가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피말리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 환희와 탄식이 교차하는 가운데 양국 축구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때문에 한-일전에는 매번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면서 열기가 고조됐었다. 오는 10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돔에서 펼쳐지는 74번째 맞대결 역시 특별하다. 최근 양 팀 맞대결 전적에 독도 문제까지 겹치면서 모든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 됐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등 유럽파 14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안방에서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최근 대표출신 수비수 마쓰다 나오키가 소속팀 훈련 중 급성 심근 경색으로 쓰러져 의식을 찾지 못하다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필승 분위기가 더욱 높아졌다. 일본 선수들은 한국전 승리를 마쓰다의 영전에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들은 '한국이 아시아의 맹주라는 말은 이미 옛날 일'이라는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일본 원정길에 오르는 A대표팀의 결의도 만만치 않다. 2010년 7월 조광래호 출범 후 한-일전 공식 성적은 2무(승부차기 패배는 무승부 처리)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가졌던 첫 맞대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고, 1월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는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굴욕을 맛봤다. 두 차례 맞대결 모두 경기 내용 면에서는 일본에 밀렸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였기에 이번만큼은 진정한 아시아의 맹주가 누구인지 증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박지성(맨유)과 이영표(34)가 빠진 가운데 처음으로 갖는 한-일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해외파에 앞서 소집된 K-리거들은 7일 일찌감치 파주NFC에 도착했다. 다른 A매치에서는 소집 시간인 낮 12시에 맞춰 입소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이구동성으로 일본전 필승을 외쳤다. 카타르아시안컵 당시 눈물을 흘렸던 이용래(수원)는 "당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정신무장을 제대로 해 이번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리그에서 물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수비수 곽태휘(울산)는 "우리 실력만 제대로 발휘하면 일본에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자신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