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패션'이라는 단어가 통용되기 시작한 '태동기'는 동방신기, SS501 등 아이돌 그룹의 해외 활동이 서서히 시작된 2000년대 후반부터. 이들의 출입국 시간을 맞춘 팬들의 '공항 직찍'이 공유될 때다.
'공항 윤호' '공항 현중' 등 팬들 사이에서 사복을 잘 입는 멤버에 대한 사진이 오갔고, '공항 준수'는 이와 정반대로 굴욕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다시 말해 '공항 윤호'는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연상시키고, '공항 준수'는 평소보다 못 입는 예로 팬들 사이에 회자됐다.
이후 공항 패션의 새 장을 연 사람은 빅뱅의 지드래곤. 해외 활동차 공항에 나타날 때마다 헤어스타일부터 소품까지 완전히 바꾼 모습을 선보였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매번 새로운 스타일로 무장한 지드래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출입국 때마다 어떤 패션을 선보일지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공항 패션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은 장동건-고소영 부부다. 2009년 11월 열애 사실이 밝혀진 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의 관심이 급증했다. 이러한 와중에 2010년 1월 하와이 밀월여행을 떠났다 귀국한 이들의 모습이 공항에서 포착됐고, 특히 고소영의 럭셔리한 패션이 큰 화제를 낳았다. 두 사람은 2010년 5월 신혼여행차 발리를 오간 일정에서도 환상적인 공항 패션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공항 패션'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된 것도 이들의 공이 크다.
현재의 공항 패션은 연예계 스타라면 꼭 한 번 찍혀야 '면이 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공항에서 찍은 스타들의 사진을 SNS로 생중계할 수 있고, 해외 행사 때마다 대형 취재진이 공항에 몰린다. 스타들이 공항에 나타날 때마다 스타일에 최대한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화보 촬영차 해외로 떠나는 톱스타들이나, 아이돌 그룹 전체 멤버의 공항 패션이 실시간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이다정 기자 anbi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