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은 컸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수혈을 했다.
2011년 K-리그 6강진출을 노리는 경남FC의 얘기다.
경남은 K-리그 16개 구단 중 여름 이적시장(7월1일~28일)을 가장 충실히 보낸 팀 중 하나다. 4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6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선수 영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출혈도 크지만 전반기에 드러난 빈약한 포지션을 선수 영입으로 모두 메웠기 때문이다. 팀 전체적인 면으로 봐서는 이득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출혈은 울산으로 이적한 주전 공격수 루시오(27)다. 루시오는 지난해 15골-10도움으로 K-리그 대표 용병 공격수로 우뚝 섰다. 올시즌에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도 6골-3도움(10경기)을 올렸다. 경남은 루시오를 전격 이적시키고 울산 미드필더 정대선(24)을 영입했다.
정대선은 최 감독의 선택이었다. 최 감독은 "울산에서 계속 경기에 출전했으며 즉시 전력감이다. 설기현과 포지션이 겹치면서 주로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원래 섀도 공격수로 뛰던 선수다. 경남에서 섀도 공격수와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장래성이다. 최 감독은 "정대선은 경남의 주력 선수로 키우고 싶다. 스피드가 빠르며 골 감각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감독의 기대대로 정대선은 지난달 23일 인천과의 19라운드에서 경남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렸다.
최 감독의 얼굴에 화색을 돋게 만든 또 다른 선수가 있다. 브라질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의 공격수 호니(20)다. 사실 호니의 영입은 차선책이었다. 2주간 테스트하며 점 찍어놓은 다른 브라질 공격수가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계약이 불발되면서 호니의 영입으로 급선회했다. 테스트해보지도 못하고 뽑은 용병인데 기대 이상이다.
최 감독은 "연습경기 한 경기만 지켜봤는데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특히 슈팅력이 좋다. 체력만 올라온다면 선발로 뛰게 할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최 감독은 호니에게 10번을 내줬다. 믿음의 표시였다. 전반기 내내 4-2-3-1(또는 4-5-1) 전술을 사용하던 경남은 투톱 체제로 바꾼다. 호니와 토종 공격수의 조합이다. 공격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수혈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윤빛가람(21)의 파트너 자리다. 여러 선수를 테스트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올시즌 종료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김영우를 전북에 내주고 강승조(25)를 영입했다. 강승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성실함이 장점이다. 지난해 전북에서 33경기에 출전에 5골-2도움을 올리는 등 전북 우승의 숨은 주역이었다. 공-수 조율 능력도 뛰어나다. 강승조가 경남의 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던 셈이다. 십자인대 파열로 7개월간 재활치료에 매달렸던 중앙 수비수 김주영(23)의 복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남의 2011년 K-리그 후반기 시작이 순조롭다. 6강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