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이 당초 예상을 깨고 불펜 요원으로 깜짝 등판했다.
류현진은 2일 대전 롯데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3-3 동점이던 7회초 2사 1, 2루의 상황. 선발 김혁민이 6이닝을 소화한 뒤 7회부터 투입된 박정진이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고전하고 있을 때였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갔고,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류현진이 호출을 받았다. 대전 팬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류현진의 등장에 환호성을 울렸다.
한대화 감독은 이날 경기 직전까지도 "류현진의 불펜 대기는 더이상 없다"고 공언했다. 4일 롯데전이나 5일 LG전에 투입할 것이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는 방침만 되풀이 했다.
4일과 5일 중 정확하게 언제 투입할지에 대해서는 상대팀에 정보를 유출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절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감독은 허를 찌르는 듯이 류현진을 지난달 30일 SK전 때와 마찬가지로 세 번째 투수로 기용했다. 효과는 좋다가 말았다. 류현진은 롯데 타자 손아섭을 4구째 만에 2루수 플라이로 잡으며 위기를 잘 넘겼다.
하지만 8회초 들어서는 이대호와 홍성흔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주춤했다. 결국 강민호와의 대결에서 연속으로 볼 2개를 던진 뒤 용병 바티스타와 교체되고 말았다.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이 좋지 않아서 벤치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바티스타가 밀어내기 1실점 뒤 황재균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⅓이닝 2안타 1볼넷 3자책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올시즌 들어 네 번째 중간 계투로 나섰는데 불명예 강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