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3·볼턴)의 충격적인 부상 소식이 전해진 건 31일(이하 한국시각). 부상 직후 수술을 받은 이청용의 병실에는 침울한 기운이 감돌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다. 따뜻한 동료애가 넘친다. 볼턴 주치의와 매니지먼트사인 ㈜티아이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이청용의 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동료들이 이청용 챙기기에 나섰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과 케빈 데이비스(34)를 비롯해 동료들이 이청용을 병문안했다. 수술로 힘들었을 이청용에게 농담도 건네면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고 한다.
이날 병문안에 함께 하지 못한 동료들의 병문안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청용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던 팀 동료 스튜어트 홀든(26)은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청용이 9개월동안 아웃됐다는 끔찍한 얘기를 들었다. 볼턴에서 가장 좋은 동료다.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빨리 낫기를 바란다. 너를 생각하며…'라고 글을 남겼다. 홀든은 이청용의 병문안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모든 팬들의 기원을 담아 그를 보러 갈 것이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의사가 수술이 잘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청용과 홀든은 서로 농담도 주고 받는 등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2010~2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웨스트햄전(3대0 볼턴 승)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이청용과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기 진행되던 순간,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홀든이 나타났다. 홀든은 이청용을 보더니 "웰던 청이(Well done Chungy~:잘했어 청용)"라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았는지 한국말로 또렷이 "사랑해"라고 외쳤다. 홀든의 한국말에 깜짝 놀란 취재진은 홀든을 바라봤다. 눈이 마주친 홀든은 홀로 큭큭대며 목발을 짚은 채 절뚝거리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를 본 이청용은 자기가 잘 가르쳤다면서 크게 웃었다.
한국 대표팀 동료이자 친구인 기성용도 이청용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기성용은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청용이는 한국뿐만아니라 팀에서도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인데 부디 빨리 회복하길 바라고 기도한다. 친구야…'라며 걱정했다. 수술 후 통화까지 했다. '청용이랑 전화를 했다. 자기 몸이나 먼저 챙기지 그 와중에 내 몸상태를 먼저 물어본다. 그저 힘내라는 말 밖에 해줄게 없었다. 그래도 금세 회복할꺼라 믿는다! 쌍용.'
이청용은 1일 볼턴의 병원으로 옮겼다. 아버지 이장근씨와 김승태 티아이스포츠대표도 2일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부상으로 입었을 마음의 상처는 가족과 동료, 그리고 그를 걱정해주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서서히 아물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