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 출신 이효균, 2군의 서러움 잘 견뎌냈다."
최진한 경남 감독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23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9라운드 인천전에서 2대0으로 앞서다 동점골을 내주며 2대2 무승부를 기록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최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열심히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해 무승부를 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후반 27분과 30분에 연속으로 허용한 실점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희망도 엿보였다. 간혹 비춰지는 웃음이 이를 증명했다. 이날 골을 넣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이효균에 대해 "기대도 안 했던 선수"라며 웃었다. 이효균은 후반 6분 서상민의 찔러 준 볼을 그대로 받아 문전에서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경남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지난 16일 대전전에서 골을 넣은 데 이은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사실 최 감독의 올시즌 구상에 이효균은 없었다. 연습생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연습생으로 경남에 입단했는데 입단 이후에도 적응이 늦었다. 2군에서 정말 많은 땀을 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FC서울에서 2군 감독을 해봤기 때문에 2군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힘들게 운동하고 땀을 많이 흘려야 한다. 또 서러움도 많이 당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효균은 이러한 서러움을 잘 견뎌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1m85의 장신에 헤딩 능력이 좋은 이효균은 올시즌 6월 25일 포항과의 정규리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선발 자리를 꿰차더니 6경기 출전만에 3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며 최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경남 공격진의 새로운 원톱으로 급부상했다.
최 감독은 루시오의 트레이드 상대로 경남 유니폼을 입고 경남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린 정대선(24)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루시오의 대체자"라며 정대선을 설명했다. "울산에서 키우려고 했던 선수다. 전반부터 기용하려 했지만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후반에 교체 투입했다. 측면 공격수로 빠르고 많이 뛰는 선수다. 골까지 넣어서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