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낮게 던지라니까."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홈런 1개에 그치며 예선탈락 하고 만 롯데 강민호. 홈런레이스에 나가기 전 취재진에게 "몇 개 치고 올까요"라고 하며 당당하던 그가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민호는 이날 공을 던져준 두산 양의지를 향해 "낮게 던지라니까 왜이렇게 높게 던진거야"라며 애교섞인 투정을 부렸다.
그런데 강민호가 타석에 섰을 때 양의지가 공을 던져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올스타전을 앞두고 강민호가 타석에 섰을 때는 이대호가 공을 던져주고 이대호의 차례에는 강민호가 던져주기로 돼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강민호는 이대호가 아닌 양의지가 던진 공을 친 것일까. 이대호는 "이런 홈런레이스의 경우 포수들이 던져주는 공이 훨씬 치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포수들이 홈런을 치기 가장 좋은 구속으로 정확한 위치에 던져준다는 얘기였다. 따라서 홈런레이스가 열리기 전 갑작스럽게 '투수교체'를 실시한 것. 이대호는 약속대로 강민호가 던져준 공을 쳤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결과는 좋지 못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