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는 영웅만 있는 듯 하다. 이틀연속 영웅이 탄생했다.
20일, 목동 LG전의 히어로는 김민성이었다. 전날(19일) 연장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강정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날은 강정호의 실책이 패배로 연결될 뻔했다. 그 위기에서 나타난 구세주가 김민성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2-2인 7회말, 역전 솔로포를 날렸다. 2사후 볼카운트 1-2에서 박현준의 147㎞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시즌 2호포. 숫자가 말해주듯 정말 보기 힘든 홈런이 터졌다. 그것도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이대로 끝나도 히어로의 자리는 김민성 몫이었다. 그런데 8회초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이 동점으로 연결됐다. 3-3.
그리고 맞은 9회말. 전날까지 두팀은 4차례의 연장전을 펼쳤다. 분위기는 또 연장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이 순간, 다시 김민성이 나섰다.
1사후 허도환이 친 타구가 컸다. 끝내기 홈런이 될 듯이 좌중간쪽으로 큰 포물선을 그렸다. 하지만 아쉽게 펜스를 맞는 2루타. 이어 리즈의 투구가 뒤로 빠졌다. 1사 3루.
LG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어떻게든 경기를 잡으려고 선발요원 리즈를 투입한 상황이었다. 타석에는 김민성이 섰다.
리즈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카운트 1-3가 됐다. 하지만 김민성은 기다리지 않고 몸쪽 공에 방망이를 돌렸다. 파울, 그만큼 자신이 있어 보였다.
결국 해냈다. 풀카운트에서 가볍게 친 타구는 좌중간에 떨어졌다. 시즌 21호, 통산 785호 끝내기 안타. 1루를 돌고있는 김민성을 향해 누가 가장 기쁘게 뛰어갔을까는 물어보나 마나한 질문이다. 강정호였다.
김민성은 "데뷔이후 첫번째 끝내기 안타를 쳤다. 끝내기 안타를 치는 선수가 물벼락을 맞는 것을 보면 정말 부러웠는데 정말 기쁘다. 9회 타석에서 들어서서는 내가 끝내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가볍게 맞힌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목동=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