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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철 "아빠(김봉길 코치)의 말씀대로하니 칭찬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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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땀 냄새 진동하는 그라운드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부자의 정이라고 할까. 김봉길 인천 수석코치(45)와 올림픽대표팀 소집훈련에 합류한 김신철(21·연세대) 부자의 이야기다.

미드필더 김신철은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대비한 올림픽대표팀의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소집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4월과 5월 대학생 소집훈련에 이어 다시 파주에 입성,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일 이틀째 소집훈련을 마친 김신철은 땀이 흥건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약 90분간 전력을 다해 뛰었다. 말할 기운도 없어보였지만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올것이 왔다'라는 표정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리 아빠요?" 아버지가 아닌 '아빠'였다. 부자간의 호칭은 그들만의 자유지만 '아빠'라는 말이 정겹게 다가왔다. 눈치를 챘는지 김신철은 "아빠가 집에서도 워낙 재미있으셔서 집에서는 친구처럼 지내요. 아직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아빠라고 불러요"라며 친절하게 설명했다. "아빠가 기회를 꼭 잡아보라고 하셨어요. 지난 4~5월 소집때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해 아빠가 더 서운해 하셨는데 열심히하면 잘 될 거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이번에는 꼭 선발돼서 기쁨을 드리고 싶어요." 싱글벙글 웃는 김신철의 얼굴은 김 코치의 웃는 모습 판박이였다.

그런데 친구 같은 아빠는 프로에서 10시즌 동안 44골 16도움을 기록한 대선배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라운드 위에서의 대화는 누구보다 냉철하다. 김 코치는 초등학생 아들이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했을때 반대했다. 어렵게 운동했던 자신의 과거를 아들이 따르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피는 속일수 없는 법. 김 코치의 갖은 만류에도 김신철은 축구화를 벗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훈련에 나서고 있다. 이제 아빠는 아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길 자처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아빠' 김 코치는 아들 김신철에게 딱 한마디 했단다. "더 적극적으로 해라. 이렇게 짧은 소집훈련에서는 그게 살 길이다."

아들의 단점을 콕콕 찌른 조언이었다. 그는 "실제로 지난 소집훈련에서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아빠한테 그 말 듣고 이틀동안 적극적으로 나섰다. 몸싸움도 더하고 약한 수비력을 보완하기 위해 한 발 더 뛰었다"고 했다. 효과는 있었다. 박건하 올림픽대표팀 코치가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네"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칭찬하고 나선 것. 아빠의 조언이 제대로 통했다.

김봉길-김신철 부자의 올림픽무대를 향한 꿈은 부자의 정 속에 함께 영글어 가고 있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