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투수 교체 타이밍이 어려워."
롯데 양승호 감독이 2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전날 경기를 얘기하며 한번은 웃었고, 한번은 고개를 흔들었다. "대타 내는 건 잘 맞는데 투수 교체는 왜 잘 안맞을까."
3-3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2,3루서 양 감독은 9번 문규현 대신 손용석을 대타로 냈다. 최근 문규현의 타격이 좋았는데도 바꿔 의구심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양 감독은 "규현이가 몸이 좋지 않았다. 10회에 나갈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규현이가 가만히 있더라. 그래서 바꿨다"고 했다. 문규현은 20일 "더위를 먹었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금도 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손용석은 볼카운트 2-1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노경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쳐 결승 2타점 중전안타를 쳤다.
짜릿한 순간도 있었지만 머리가 멍해지는 상황도 있었다. 3-1로 앞서던 9회말 부첵이 투런포를 맞고 동점을 내준 것. 양 감독은 "8회에 부첵이 너무 잘 던져 9회 1아웃까지 던지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첫 타자 볼넷을 내준 뒤 바꾸려고 생각했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공이 좋아 한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갑자기 고영민이 변화구엔 약한데 직구를 잘치는게 생각났다. 그리고 그 순간 홈런이 나오더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올시즌 각 구단마다 선발투수를 불펜으로도 기용하는 변칙을 쓰는데 롯데는 선발투수의 덕을 별로 보지 못했다. 코리와 이재곤이 그랬고, 부첵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양 감독은 "올해 선발투수를 불펜으로 기용해서 성공한 경우가 없다"며 "투수 운용이 참 어렵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