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아나운서의 결혼에도 트렌드가 있다. 2000년대 들어 해외 유학파 출신 금융인과의 결혼이 부쩍 늘었다. MBC 김주하 앵커의 남편은 매커리 증권회사의 임원, 최윤영 아나운서의 남편은 네덜란드계 증권회사의 펀드 매니저다. 강수정 아나운서는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홍콩의 유력 증권사 펀드 매니저와 결혼했다. 강 아나운서는 최근 '신랑을 위해 만든 김밥'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SBS 윤현진, 정지영 아나운서는 미국의 명문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친 엘리트를 남편으로 맞이했다. KBS 조수빈, 백승주, 김진희, 윤수영 아나운서도 전도유망한 금융인 남편과 화촉을 밝혔다. 개방적인 유학파 출신 고액 연봉자 남성과 활동적인 여성 스타 아나운서의 만남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역시 재벌가와의 결혼이다. KBS 출신이 유난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예능프로 '상상플러스'로 일약 스타가 된 노현정 아나운서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 정대선씨와 깜짝 결혼을 발표해 큰 화제가 됐다. 황현정 전 아나운서는 2001년 당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였던 다음의 이재웅 사장과 결혼해 살고 있다. 아나운서-재벌 커플로 미스코리아 출신 장은영 아나운서와 최원석 전 동아그룹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2003년 비밀 결혼을 하면서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스포츠, 연예스타와 결혼하는 사례도 늘었다. 김보민-김남일, 나경은-유재석, 오정연-서장훈, 이하정-정준호, 김석류-김태균 커플이 대표적이다. 모두 재벌 못지 않은 고액 연봉자들이다. 오정연, 김석류는 프로그램 출연이나 취재원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법조계와의 인연도 꽤 많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 이혜승 아나운서는 민병철 중앙대 교수의 아들인 민준기 국제변호사, 최윤경 아나운서는 판사와 결혼했다. 박지윤-최동석, 이지애-김정근은 아나운서 커플이다.
약간 특이한 직업군으로는 박혜진, 고정민 아나운서를 꼽을 수 있다. 박 아나운서는 카이스트, 옥스퍼드대 출신 물리학자와 2010년 결혼했다. 고 아나운서는 5번의 청혼을 받은 끝에 11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시인과 결혼해 축복을 받았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