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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첵, 과연 한국무대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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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새 용병투수 크리스 부첵. 과연 한국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부첵이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뼈아픈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8회를 잘 막은 부첵은 팀이 3-1로 앞서던 9회 선두타자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고영민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다행히 이날 경기에서 롯데가 연장접전 끝에 5대3으로 승리해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지만 '코리 악몽'이 다시 한 번 떠오를 수 있던 순간이었다. 부첵이 오면서 퇴출된 용병 브라이언 코리는 지난 5월21일 잠실 LG전에서 4-2로 앞서던 9회 마무리로 등판해 2사까지 잡고 윤상균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5월 잘나가던 롯데는 그날의 패배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었고 코리 본인 역시 부진에 빠졌었다.

한국무대에 발을 들인 후 지난 15일 부산 LG전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거둬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첵이다. 하지만 현재 부첵이 이런 활약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유는 두 가지. 높은 제구와 단조로운 구종 때문이다.

15일 LG전을 보면 전체적으로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1m98의 큰 키에서 공이 뿌려지기 때문에 공이 다소 높더라도 위력을 발휘했지만 국내 타자들이 부첵의 공에 적응기를 거친다면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높은 위치로 공이 몰렸다. 19일 두산전 고영민에게 홈런을 허용한 상황 역시 높은 공이었다. 양승호 감독은 "공을 던질 때 팔이 앞으로 완전히 넘어오지 못해 공이 높게 들어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구종자체도 단조롭다. 부첵은 입단 당시 "직구, 슬라이더, 커터, 포크볼, 체인지업 등을 던진다"고 했지만 실제로 쓰는 구종은 직구와 슬라이더 2가지 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커터와 포크볼이 약 10%정도의 비율로 섞이는 정도다. 따라서 타자들이 한가지 구종을 노리고 들어온다면 쉽게 공략당할 수 있는 약점이 있다.

물론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아직 한국에 입국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를 치를수록 제구는 안정될 것이라는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구종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직 다른 변화구의 떨어지는 각이 좋지 않아 던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한 만큼 앞으로의 경기에서 더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부첵의 투구를 자세히 지켜본 김용희 SBS ESPN 해설위원은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몇 경기 더 던지는 모습을 본 후 부첵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