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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천적' 지형도, 복수혈전 시리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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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지형도가 허물어지고 있다.

'고양이 앞의 쥐'처럼 특정팀에게 꼼짝 못했던 지난해 하위팀들이 약속이나 한듯 반란의 선봉에 서고 있다.

천적 관계 청산 움직임은 8개구단의 전력 평준화의 방증이다. 그래서 올시즌 프로야구는 더 치열하고 더 재미있다.

▶한화의 '대 KIA, 삼성 컴플렉스' 탈출기

지난해 한화는 KIA와 삼성, 두 팀에 철저히 당했다. 각각 19번 싸워 고작 4번씩 이겼다. 무려 15번씩 졌다. 지난해 KIA의 악몽같던 16연패를 끊어준 팀도 한화였다. KIA가 지난 시즌 거둔 59승 중 한화를 상대로 무려 25%를 수확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KIA가 상대하기 가장 껄끄러운 팀이 바로 한화다. 18일까지 7승7패로 균형을 맞췄던 한화는 19일 대전 경기에서 3-6으로 뒤진 9회말 드라마같은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제 오히려 8승7패로 앞선다. 7개 구단 중 KIA를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유일한 팀이다.

한화는 1위 삼성을 상대로도 6승6패로 팽팽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올시즌 양강으로 꼽히는 삼성, KIA에게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 중 하나가 바로 한화다.

▶허물어지는 천적 지형도, 전력 평준화의 지표?

'천적 탈출'은 한화 뿐 아니다. LG도 SK와 두산을 상대로 복수에 나섰다. 지난해 SK에 4승1무14패로 철저히 약했던 LG는 올시즌은 4승5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서울라이벌' 두산에게도 6승2무11패로 약했지만 올시즌은 5승5패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4강 진출에 실패했던 KIA의 복수혈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 5승14패로 철저히 당했던 SK를 상대로 6승4패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각각 6승13패로 밀렸던 서울팀 두산 LG을 상대로 각각 7승3패, 9승6패의 우위를 기록중이다.

올시즌 일방적 '천적' 관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 최하위 넥센이 1,2위 삼성(3승8패)과 KIA(3승9패)에 고전하고 있지만 '특정팀의 도우미'라 불릴 정도의 절대 희생양은 더이상 찾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만년 상위팀 SK와 두산이 예년에 비해 다소 주춤하고 있고 하위권을 맴돌던 한화와 LG가 선전하면서 상·하위 팀 간 넘을 수 없는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해 '천적'으로 군림했던 팀을 상대로 한 오프시즌의 집중분석과 선수단의 남다른 투지도 허물어지는 천적 지형도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