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 프로골퍼가 한 라운드에서 두 번의 홀인원을 기록해 화제다. 아시안투어 홈페이지는 20일 안젤로 큐의 믿기힘든 홀인원 퍼레이드를 소개했다. 큐는 19일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코타 페르마이골프장에서 아시안투어 주최 월드와이드 셀랑고르 마스터스를 겨냥해 연습라운드 중이었다. 파3 6번홀과 1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6번홀(212야드)에서는 6번 아이언, 14번홀(165야드)에서는 피칭웨지로 홀을 점령했다.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한 라운드(18홀)에 파3홀은 보통 4개다. 이를 감안하면 홀인원을 한번 하려면 3000라운드를 경험해야 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주말골퍼가 겨울을 제외하고 매주 라운드를 하면 대략 40라운드, 70년 이상이 걸린다.
프로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3000분의 1이다. 그렇다면 한 라운드에서 두번의 홀인원을 할 확률은?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를 6700만분의 1로 계산했다.
지난 15일에는 더 황당한 기록도 나왔다. 아리무라 치에(일본)는 일본 여자투어 스탠리레이디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알바트로스(홀의 규정타수보다 3타가 적은 것, 파5홀에서 세컨드샷이 홀로 직행)와 홀인원을 동시에 기록했다. 알바트로스가 나올 확률은 대략 585만분의 1. 알바트로스와 홀인원을 동시에 할 확률은? 무려 702억분의 1이다.
하지만 홀인원은 확률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실력이 좋다고 많은 것도 아니다. 한국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신화' 박세리는 홀인원을 딱 한번 기록했다. 2008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였다. 그 이전에는 연습라운드에서조차 홀인원이 없었다.
타이거 우즈는 6살에 첫 홀인원을 했다. 이제까지 총 18번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잭 니클로스는 20차례, 아놀드 파머(이상 미국)도 18차례 홀인원을 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9살에 첫 홀인원을 했다. 한국 선수중에선 일본에서 활약중인 허석호가 홀인원 제조기다. 15차례가 넘는다. 프로선수들의 경우에도 홀인원을 한 번도 못한 경우가 많다.
프로골퍼의 홀인원 횟수가 예상보다 적은 이유는 홀 공략법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다. 선수들은 홀 전체의 경사를 감안하고 좀더 쉽게 버디를 잡기 위해 웬만해선 파3홀에서 핀을 곧바로 공략하지 않는다. 원하는 지점에 볼을 떨어뜨리려 노력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