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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한국인 스타들 숨죽인 일본프로야구, 김무영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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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임창용, 김태균, 박찬호, 김병현. 현재 일본프로야구에는 5명의 한국인 '용병'이 뛰고 있다. 그러나 그들 이외에 일본의 학교를 졸업한 후 드래프트를 거쳐 프로야구단에 입단한 한국인 선수가 있다. 그 중 한 명이 김무영(소프트뱅크 호크스)이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후 야구유학으로 일본 야마구치현의 도모하야고등학교에 입학, 후쿠오카 경제대학 졸업 후 독립리그의 후쿠오카 구단에 입단했다. 그리고 2008년 가을 드래프트에서 소프트뱅크의 6번째 순위로 프로선수가 된 우완투수다. 그가 지난 15일 생애 두 번째로 1군에 올랐다.

"좀 더 빨리 (1군에)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김무영은 상쾌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2군에서 27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를 거뒀으며, 35⅓이닝을 던져 자책점은 불과 1점에 불과해 방어율 0.25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강팀인 소프트뱅크 투수진 벽은 높았다. 2년 연속으로 2군에서 호투했지만 1군 기회를 못 잡았다. 그러다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9연전 중인 상황에서 중간계투진 강화를 위해 1군에서 콜을 했다.

1군 첫 등판 기회는 승격 3일째인 17일에 찾아왔다. 우연하게도 2년 전 1군 무대 생애 첫 등판 역시 2009년 7월17일이었다. 상대팀도 똑같은 지바 롯데며 경기장도 지바 마린(현QXC 마린)이었다. "좋은 데뷔전은 아니었어요"라며 1이닝 1실점했던 2년 전 기억을 되돌아본 김무영. 그러나 이번 등판은 다른 모습이었다.

0-8으로 끌려가던 6회말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무영은 롯데의 2, 3, 4번 타자를 상대로 안정된 컨트롤을 과시하며 내야땅볼 2개와 외야 플라이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계속된 7회말에는 유격수 땅볼과 유격수 플라이로 투아웃을 잡은 후 사구 1개를 허용했지만 8번 사토자키를 11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날 2이닝 동안 7명의 타자를 맞아 무안타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직구 최고 속도는 147㎞까지 나왔으며, 슬라이더와 커브, 컷패스트볼,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에 과감한 몸쪽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훈련한 덕분에 공이 좋아졌습니다. 직구나 변화구 어느 구종이라도 볼카운트를 잡을 수 있고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2군에서 9이닝당 평균 탈삼진 10.45개를 자랑하는 김무영. 그 자질을 큰 무대에서 발휘할 기회를 겨우 잡은 셈이다.

"니혼고 데모 다이조부데스(일본어라도 괜찮아요)." 한국어로 인사를 건넨 필자에게 김무영은 유창한 일본어로 이렇게 대답했다. 일본에서 생활한지 10년을 넘어 언어 장벽은 전혀 없다. 그러나 한국어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요청한 필자에게 그는 "예, 알겠습니다"라며 정중히 한국어로 대답을 해줬다. 주위 사람들 누구에게 물어봐도 '성실한 청년'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만 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한국인 스타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올시즌, 진지하게 노력을 거듭해 온 26세의 청년 김무영은 한국의 새로운 별로서 일본프로야구계에서 빛나려 하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