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내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더니 갑자기 교체 멤버로 돌아섰다. 주전 공격수가 느닷없이 교체 선수가 됐으니 물음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승부수가 딱 들어맞았다. 울산 현대의 1m96 꺽다리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주인공이다.
991경기 만에 400승(290무 301패). 울산은 16일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8라운드 강원FC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이겨, 통산 400승(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FA컵은 제외) 고지에 올랐다. 그런데 울산의 최근 상승세, K-리그 최초의 통산 400승이 김신욱의 후반 교체 멤버 전환과 잘 맞아 떨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 출전해 온 김신욱은 지난 6일 리그컵 4강전부터 4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이 김신욱을 뒤로 돌린 것은 체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서다. 큰 키를 활용한 고공 플레이가 좋은 김신욱은 올시즌 정규리그, 리그컵에 거의 휴식없이 출전해 왔다. 비교적 동작이 느리다는 평가 속에 피로가 누적되면서 다소 지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다.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이 집중력을 갖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에서 40분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선발이 아닌 교체 멤버로 나선 김신욱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6일 경남전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김신욱은 교체 2분 만에 첫 골을 뽑아내더니 무려 4골을 쏟아내 4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7월 13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컵 결승전에서는 후반 12분 교체 출전해 후반 13분 강진욱의 세번째 골을 이끌어냈다. 울산이 3대2로 승리하면서 김신욱의 도움은 결승골 도움이 됐다.
16일 정규리그 강원전도 그랬다. 전반 20분 교체 출전한 김신욱은 0-1로 뒤지던 후반 8분 동점골을 터트려 2대1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울산의 통산 398승, 399승, 400승에 모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