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내려올 때만 해도 전반기를 깔끔하게 끝낼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LG는 주말 롯데전을 앞두고 4.5게임차의 다소 여유있는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상대팀인 5위 롯데에게 올시즌 8승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1~3선발이 모두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5위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LG는 1,2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4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롯데와의 승차는 2.5게임차로 줄었다.
지난 15일 1차전에선 '에이스' 박현준이 등판했지만 5⅔이닝 4안타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타선마저 찬스에서 터지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하고 말았다. 6득점을 했지만 1-10으로 승부가 결정난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추격한 점수였다.
타선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박종훈 감독은 1차전 이후 2군에 있던 이대형을 급히 부산으로 불렀다.
다음날인 16일 2차전은 외국인 투수 주키치가 등판했다. 하지만 주키치는 1회 주심의 볼판정에 불판을 표시하는 등 마운드에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4로 뒤진 8회 대타 손인호가 투런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임찬규가 이인구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이대형 효과도 없었다. 2군에서 실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이대형은 확실히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선발에서 빠졌다가 경기 후반 대주자로 출전한 이대형은 4-4 동점이던 9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롯데 마무리 김사율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하고 툭 건드린 타구는 투수앞 땅볼이 되고 말았다.
두 경기서 보여준 것처럼 LG는 지금 투타에 걸쳐 힘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믿었던 박현준과 주키치마저 위력이 떨어졌다. 이들을 상대한 롯데 타자들은 하나같이 "이전보다 공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인 신인 임찬규는 박빙 상황에서 여전히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더 큰 문제는 공격이다.
부상자가 많아 라인업을 짜는 것 조차 힘들 정도다. 이렇다보니 타선의 응집력도 크게 떨어졌다. 16일 경기서 LG는 13안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11개의 잔루가 말해주듯 득점 찬스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LG는 16일까지 40승38패로 승률 5할1푼3리를 기록중이다. 전반기 5할 승률 유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돼 버렸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