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차기 감독으로 결국 '유비' 유상철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감독(40)이 선임됐다.
대전은 4일 승부조작과 관련해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왕선재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다음주에 결정이 날 것으로 보였던 대전 신임 감독은 대전이 9일 포항에 0대7, 16일 경남에 1대7로 패하며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결정됐다.
대전은 왕 감독이 경질된 후 김인완 부산 코치, 김학범 전 허난 감독 등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모두 거절당안 대전은 12일 유상철 감독, 백치수 청구고 감독, 박창현 전 포항 감독대행, 최윤겸 전 대전 감독, 김삼수 전 대전 코치과 면접을 가졌다. 당초 최 전 대전 감독이 내정됐지만, 일부 서포터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급한 대전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유상철 감독을 선임하며 최근 부진 탈출을 위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대전의 한 관계자는 "김광희 사장이 새로운 대전을 만들겠다는 의지에 따라 40대 초반의 유상철 감독을 선임했다. 젊은 감독의 패기가 위기의 대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23일 강원과의 홈 경기서 처음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상철 대전 신임 감독은 현역시절 '멀티플레이어'로 명성을 높인 한국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수비수로 출발, 미드필더, 윙백 등을 소화한 유 신임 감독은 1998년에는 공격수로 변신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울산을 거쳐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었던 유 신임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바 있다. A매치에 122경기에 출전해 18골을 넣었다.
2006년 울산에서 은퇴한 유 대전 신임 감독은 KBS해설위원을 지낸 뒤 2009년 춘천기계공고 감독으로 부임해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유 신임 감독은 황선홍 포항 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신 K-리그 감독이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