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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개 숙인 메시, 이제 대표팀서 못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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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의 기적은 없었다.

리오넬 메시(24)가 부진을 면치 못한 아르헨티나를 구원하지 못하면서 2011년 코파아메리카에서 퇴장했다. 개최국 아르헨티나는 17일(한국시각) 산타페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메시는 전반 17분 곤살로 이과인의 헤딩골을 도우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후 메시는 패스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상대 수비수의 집요한 견제를 뚫지 못했다. 볼을 잡으면 상대 수비수들이 달려들어 다리를 걸었고, 메시는 수 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테베스의 실축으로 우루과이에게 4대5로 패배, 지난 1993년 에콰도르 대회 이후 18년만의 우승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메시는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코파아메리카 내내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승부를 결정지을만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모습을 되풀이 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들은 메시의 실망스러운 활약이 이어지자 그의 대표팀 조기 은퇴 가능성을 점쳤다. 출중한 능력을 지녔지만 대표팀에서는 힘을 못쓰니 차라리 빼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메시를 거치는 공격 전술보다 이과인과 테베스, 디 마리아 같은 출중한 자원들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전술 다변화가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메시는 조별리그 중 대표팀 은퇴설이 확산되자 "나는 언제나 아르헨티나를 위해 뛰고 싶다. 아직 대표팀에서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프로 선수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지만, 대표팀에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외에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불리는 메시 입장에서 대표팀은 자신이 넘어야 할 커다란 목표와 같기 때문에 성과를 이루기 전까지 제 발로 대표팀을 걸어나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르히오 바티스타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도 여전히 메시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메시는 매우 좋은 활약을 했다. 왜 그가 팀에 필요한 선수인지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했다. 만족스러운 성과는 얻지 못했지만, 메시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