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잘 던질꺼야. 퐁당퐁당이거든."
한대화 감독말대로 됐다. 한화 선발 양 훈은 완벽했다. 17일 인천 SK전에서 8이닝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5안타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양 훈의 맹활약으로 한화는 SK를 5대0으로 완파했다.
양 훈에게는 특이한 징크스가 있다. 이른바 '퐁당퐁당 징크스'다. 경기를 망친 뒤에는 눈부신 호투를 보이고, 다음에 또 다시 실망스러운 투구를 한다.
한 감독은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한 다음부터 이런 징크스가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5월28일 양 훈은 두산을 상대로 9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이후 6월3일 넥센전에서 6⅔이닝 6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다음 등판인 9일 LG전에서 8⅔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 감독은 "계산해보니까 오늘은 잘 던지는 날이야. 잘 던져야 될텐데"라고 했다.
양 훈의 피칭은 눈부셨다. 1회 최 정의 2루타로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호준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이후부터 완벽했다. 특히 오른타자 바깥으로 꽉 차게 들어오는 투심 패스트볼이 인상적이었다. SK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8회까지 별다른 위기없이 SK 타선을 압도했다.
1m92의 장신인 양 훈은 위에서 내리꽂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140㎞ 중반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130㎞의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섞어서 던진다. 여기에 120㎞대의 커브로 완급조절을 한다. 위에서 내리꽂듯이 던지기 때문에 제대로만 들어가면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볼들이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볼이 밋밋하게 높게 형성된다. 아직까지 제구력과 함께 위기관리능력이 완벽하지 않은 탓이다.
경기가 끝난 뒤 한 감독은 "오늘 양 훈이 정말 잘 던졌다. 다음 등판에도 잘 던져야 할텐데"라고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