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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기주, 마무리 전환 프로젝트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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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KIA 투수 한기주의 마무리 전환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지난 2009년 11월 팔꿈치 수술 후 오랜 공백을 딛고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에 무려 1799일만에 선발로 복귀한 한기주는 17일 대구 삼성전부터 불펜 대기조에 이름을 올렸다. 한기주의 불펜 임무는 과거 보직이었던 마무리다.

한기주의 불펜 전환 논의는 두가지 팀 사정으로 인해 급속도로 진행됐다. 우선 마무리 투수의 필요성과 한기주의 선발 연착륙까지 치러야할 불펜 소모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한기주는 재활 과정에서 꾸준히 투구수를 늘리며 선발 투수로 복귀 준비를 진행해왔다. 선발 투수로서의 본인의 희망이 반영된 준비 과정. 벤치도 한기주의 뜻을 존중해 일단 선발로의 1군 복귀를 구상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한기주의 선발 보직에는 딜레마가 있었다. 치열한 1위 싸움 과정에서 강력한 마무리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김진우를 불펜 가동하며 실험을 했지만 김진우는 아직 직구 제구력과 위력이 완전치 않아 잠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

게다가 한기주의 선발 연착륙 과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줄 형편이 되지 못했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15일 삼성전을 앞두고 이러한 딜레마를 암시했다. 한기주에 대해 "공은 생각보다 좋다. 다만 투구수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 조 감독은 당시 "선발에 맞는 투구수를 던질 수 있으려면 3~4게임 선발 등판을 더 하며 투구수를 늘려가야 하는데 그 때까지 불펜진이 경기 초반 대기해야한다. 그만큼 기다릴 수 있는 팀의 형편이 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한기주는 복귀 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두산전에서 3이닝 동안 6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2안타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결정은 빠를수록 좋은 법. KIA 이강철 투수코치는 16일 한기주와 면담을 갖고 팀 상황 속에 불펜 대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기주는 17일 경기에 앞서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수용했다. 팀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선발 의지를 잠시 뒤로 미뤘다.

한기주의 마무리 복귀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KIA의 숙원인 불펜강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 손영민 심동섭 유동훈의 삼각라인을 미들맨으로 활용할 수 있고, 김진우가 성공적으로 1군 불펜에 가세할 경우 뒷문을 단단하게 걸어잠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어볼러' 한기주는 2007년 25세이브, 2008년 26세이브를 올리는 등 KIA와 국가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