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째 골침묵. K-리그 통산 109호골에서 멈춰섰다. '킬러' 이동국(32·전북 현대)의 무득점 행진이 길어질 경우 이번 시즌 K-리그 통산 최다골(116골·우성용) 기록 경신은 불가능해진다. 더이상 이동국이 물러설 곳은 없다. 이동국의 무득점 행진이 길어지면서 소속팀 전북은 3경기 연속 무승부로 주춤하고 있다. 독주가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이동국은 '아홉수'에 걸렸다. 운동경기에서 아홉수는 기록이 숫자 9에 오래도록 정체해 있는 걸 말한다. 109호골은 지난달 11일 경남전에서 터트렸다. 이후 제주, 상주, 서울, 울산, 광주전에 연달아 선발 90분 출전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마치 이번 시즌 초반 99호골에서 100호골을 넣기 위해 고생했던 나쁜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그는 6경기 만에 한 골을 추가했다.
이동국은 17라운드 울산전에서 골대를 때리는 등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매 경기 골 기회를 2~3차례씩 잡고 있다. 움직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선두팀 주전 공격수에 대한 집중마크와 장마로 인해 집중력과 골결정력이 떨어졌다. 선수 스스로 아홉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기록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이동국은 7골 만 추가하면 우성용의 최다골(116골)과 동률을 이룬다. 이번 시즌 8골을 뽑으면 K-리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그런데 최근 같은 페이스라면 기록 경신이 녹록지 않다. 산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8경기에서 10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0.56골씩 터트린 셈이다. 따라서 남은 12경기에서 이런 페이스라면 6.7골을 추가할 수 있다. 전북이 포스트시즌에 몇 경기를 하느냐에따라 이동국이 득점 기회를 더 잡을 수는 있다.
이동국과 전북이 동시에 사는 길은 하루 빨리 아홉수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110호골을 기록하고 나면 K-리그 최다골은 사정권에 들어온다. 그러면 얼마든지 몰아치기도 가능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