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왼손투수 상대 필승공식이 생겼다.
LG가 올시즌 고질적인 왼손투수 상대 약점을 극복하는 모습이다. 16일까지 상대 선발이 좌완일 경우 5할7푼7리(15승11패), 우완일 경우 4할8푼1리(25승27패)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좌타자 일색의 라인업에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최근 상대 선발이 왼손일 경우 4번타자 자리에 윤상균, 6번에 정의윤을 배치하고 있다. 바로 왼손투수 상대 필승공식. 지난 9일 잠실 KIA전에서부터 자리 잡은 라인업이다. 12일 잠실 SK전과 16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이 카드가 적중했다.
12일에는 SK 고효준을 상대로 윤상균과 정의윤이 1타점 씩을 기록했다. 팀의 2득점을 모두 책임진 것.
16일은 경기에서 졌지만 윤상균과 정의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이날 선발은 롯데 장원준. 2회 팀의 첫번째, 두번째 안타를 만들어낸데 이어 4회에는 윤상균의 내야안타와 정의윤의 중전 적시타를 묶어 팀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3루주자 이병규가 홈을 밟은 뒤 2루주자였던 윤상균이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장면.
1-3으로 뒤져있던 6회에도 어김 없이 이 공식이 이어질 뻔 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윤상균은 우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정의윤은 장원준의 공을 제대로 잡아당겼지만 롯데 3루수 황재균의 호수비에 막히면서 득점에는 실패. 윤상균은 이날 3타수 3안타, 정의윤은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최근 박용택 이대형 이택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윤상균과 정의윤에게 기회가 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윤상균과 정의윤은 시즌 초반부터 좌투수 극복을 위한 박 감독의 히든 카드였다.
둘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서용빈 타격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고 타격폼을 수정했다. 정의윤은 기존에 약점이었던 바깥쪽 공 대처에 눈을 떴다. 테이크백 동작을 줄이면서 바깥쪽 공과 변화구를 능숙하게 밀어치고 있다.
윤상균은 타고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하체의 중심을 싣는 타격폼을 가져가면서 타구의 비거리를 늘렸다. 특히 몸쪽으로 공이 들어오면 힘껏 잡아당겨 장타를 생산해낸다. 때문에 최근에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졌다. 16일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이제 상대 투수들이 몸쪽으로 공을 잘 던지지 않는다. 변화를 줘야겠다 싶어서 밀어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서도 3개의 안타 중 4회 내야안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밀어친 타구였다.
주전급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던 윤상균과 정의윤, 변화를 추구하며 이제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