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하위타선이 무섭다. 7번 조성환, 8번 황재균, 9번 문규현은 한때 워낙 못쳐 '경기 진행 요원'이란 말도 들었지만 최근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시즌 첫 4연승을 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셋이 4경기서 기록한 타율이 4할4푼4리(36타수 16안타)에다 타점은 13점이나 된다. 이 기간 동안 손아섭-이대호-강민호의 중심타자가 타율 2할6푼(50타수 13안타)에 6타점에 그친 것과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
조성환은 지난 12일 한화전부터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초점이 잘 안맞아 공을 판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조성환은 초점을 잡아주는 교정용 안경을 낀 뒤부터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안경을 낀 첫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더니 16일까지 4경기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에 1홈런 5타점을 기록중이다. 시야에 가려져 있던 지난해 타격 3위의 진가가 드디어 나타나는 것.
허벅지 근육통에서 돌아온 황재균도 이제 잘맞던 감각을 찾았다. 한창 방망이에 물이 오르던 지난 6월 11일 한화전서 베이스러닝 도중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근육 미세 파열로 나타났다. 4주 동안 재활을 한 황재균은 지난 8일 인천 SK전부터 뛰었지만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 그러나 12일 한화전부터 안타를 치기 시작했다. 11타수 5안타(타율 0.455)에 2타점, 5득점을 기록.
9번 문규현은 4연승 동안 '4번 같은 9번'으로 맹활약했다. 12타수 5안타(타율 0.417)에 팀내 가장 많은 6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15∼16일 4위 LG와의 경기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5일 경기서는 0-0이던 2회말 2사 만루서 LG 선발 박현준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타점을 올리더니 1-1 동점이던 5회말 무사 1루서는 좌중간을 꿰뚫는 큼직한 2루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3-1로 리드한 6회말 2사 1,2루서도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데뷔 이후 첫 4타점을 기록했다.
16일에도 2-1로 쫓긴 4회말 2사 1,3루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얼마전만해도 찬스에서 문규현이 나오면 불안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주자가 있어야 힘을 내는 문규현이다. 4경기서 주자 있을 때 타율이 5할5푼6리(9타수 5안타)에 득점권 타율은 무려 6할(5타수 3안타)이나 됐다.
7월들어 주전들이 모두 돌아온 롯데는 하위타선이 살아나며 상대 투수들이 방심할 수 없는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게다가 선발이 5이닝 이상을 막아주며 마운드도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16일까지 롯데의 7월 성적은 7승3패로 8개구단 중 1위다. 확실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