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영화배우 남궁원이 데뷔 92년만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한다.
남궁원은 7월 23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 캐스팅돼 서효림의 아버지 J그룹 임중희 회장 역을 연기한다. 대한민국 영화계의 산증인으로 3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던 남궁원이 TV드라마에 처음 모습을 내비치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특유의 기품과 위엄을 가지고 있는 남궁원은 존재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하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캐릭터를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일산에서 첫 촬영을 한 남궁원은 "신인이니 잘 부탁드린다"고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누는 원로배우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남궁원은 "'여인의 향기'가 좋은 작품이기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고, 아직 연기에 대한 열정이 풍부한 만큼 건재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또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내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제작사 측은 "인기 있는 소수 중견배우들이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다소 식상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남궁원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일 것이다. 올드 팬들은 스크린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원조 꽃미남을 안방극장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궁원은 1959년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이라는 영화를 통해 데뷔해,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드라마에는 출연한 적 없는 순수 영화인. 훤칠한 풍채와 조각 같은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팩'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그동안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편, '신기생뎐' 후속인 '여인이 향기'는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여행사 말단 여직원 연재(김선아)와 돈은 많지만 인생에 의욕이 없는 지욱(이동욱)이 만나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의 여름 바캉스 같은 드라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