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김정문 알로에가 최근 허위·과대광고를 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적발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이 회사의 기업윤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김정문 알로에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국민들의 방사능 공포가 극에 달하던 지난 4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알로에로 방사능 걱정 뚝'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알로에가 방사능으로부터 손상된 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등 건강기능식품인 알로에를 마치 의약품처럼 오인케 했다.
직장인 최모(49·서울 목동)씨는 "김정문 알로에는 어릴 적부터 귀에 익은 한국의 대표적인 알로에 기업이다. 그런 전통있는 기업에서 과대광고를 했다니 그동안 가져왔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싹 달아났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35)는 "알로에는 아이들의 피부관리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애용해 왔다, 그런데 김정문 알로에가 과대광고를 했다니 그간의 믿음이 사라졌다, 앞으로는 알로에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김정문 알로에의 도덕성을 질타했다.
김정문 알로에는 지난 1975년부터 알로에를 판매하기 시작한 유구한 전통의 알로에 전문기업이다.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하이, 베트남 등에도 대리점을 두고 알로에의 해외판매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장품과 묘목생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태. 주력상품은 여전히 알로에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의 엄격한 윤리도 강조하고 있다. '건강을 위한 가장 작은 원칙에도 소홀함이 없는 회사'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단순히 구호일 뿐 사업을 하는데는 별 관련이 없다는 듯 이번에 과대광고를 했다.
또 최연매 대표는 홈페이지의 'CEO 메시지' 코너를 통해 '항상 진정 고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시장의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주도하며 끊임없이 능동적으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이런 경영철학도 겉으로만 생색내기 위한 멘트임이 이번 과대광고 건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고객을 위한다는 생각보다 '돈 벌이'에 급급하지 않고서는 '알로에'와 '방사능'을 연결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최 대표는 고객은 뒷전이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전국에 요오드식품이 열풍이 불면서 소금과 미역, 다시마 등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이들 식품이 방사능 피폭을 예방하고 해독하는데 효능이 있는 요오드를 함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재기 열풍'까지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김정문 알로에는 이런 시류에 슬쩍 편승하기 위해 알로에의 효능에 방사능을 갖다붙였다가 이번에 '철퇴'를 맞은 셈이다.
업계 일각에선 김정문 알로에의 최근 악화된 경영사정과 과대광고를 연결시키기도 한다. 김정문 알로에의 지난해 매출액은 287억원으로 전년도(286억)와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억으로 전년(23억)보다 크게 떨어졌다. 매출은 정체상태이고 수익은 악화되자 과대광고라는 '무리수'를 띄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