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회 브리티시오픈에는 8명의 한국(계) 선수들이 출전 중이다. 최경주, 양용은, 재미교포 앤서니 김 등 PGA 투어 챔피언들과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있지만 한국 최고 성적은 이름도 생소한 황중곤(19)의 몫이다.
황중곤은 2라운드가 한창 진행중인 15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14번홀까지 합계 1언더파 공동 14위다. 이날 1타를 잃었지만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중압감을 이겨내고 있다.
황중곤은 사실 '도피성 골프 유학생'이다. 한국 투어 시드를 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방향을 틀어야 했는데 오히려 투어 수준이 한국보다 반 단계 위인 일본을 겨냥해 반전에 성공했다. 수원 영일중 3학년때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고, 고 2때 프로 턴을 했다. 볼을 다루는 감각이 좋아 쇼트게임과 퍼트가 상당히 좋았는데 2009년 캔 뚜껑을 따다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 상비군 발탁 기회를 놓쳤다. 이후 2010년 두 차례 국내 투어 선발전에 나섰으나 미역국을 마셨다. 절치부심한 뒤 지난해 일본투어를 준비해 기어이 투어 카드를 손에 쥐었다. 루키로 지난달 미즈노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뒤 생각지도 못했던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따냈다.
코스가 황중곤에게 맞다. 1m79, 80㎏으로 건장하지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65야드 정도로 짧은 편이다. 대신 쇼트게임과 퍼트가 좋다. 브리티시오픈이 열리고 있는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장은 링크스 코스 특유의 딱딱한 페어웨이와 울퉁불퉁한 그린이 특징이다. 거리보다는 정확성이 관건이다.
대회 첫날 공동 6위였던 황중곤은 이날 11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으나 12번홀(파4) 더블 보기로 주춤했다.
루카스 글로버(미국) 등 4명이 합계 4언더파 공동 선두다.
노장 톰 왓슨(62·미국)은 6번홀(파3·169야드, 4번 아이언)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팬들을 환호케 했다. 전날 더스틴 존슨(미국)에 이어 이번 대회 두번째 홀인원이다. 왓슨은 합계 2오버파 공동 55위권이다. 양용은(39·KB금융)은 일단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1타를 줄이며 합계 이븐파로 공동 27위에 랭크돼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