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승부처다. 차라리 더 잘 됐다."
8개팀 중 가장 많다. 우천취소가 무려 18경기다.
SK는 15일 인천 한화전이 또 우천취소됐다. 그동안 우천취소는 SK에게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김광현과 박경완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 대체용병 브라이언 고든의 한국야구 적응의 시간도 필요했다. 때문에 9월로 연기되는 우천취소게임이 나쁠 리 없었다. 하지만 너무 많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월28일까지 팀당 125게임의 일정을 만들어놨다. 때문에 이후 9월말까지 30여일 동안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15일 현재 26게임을 치러야 한다. 너무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SK 김성근 감독은 14일 "9월에 어떤 팀이든 사단이 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9월로 순연되는 경기가 팀 순위에 가장 큰 변수가 되어간다는 의미. 그 중 SK가 9월에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선두권 다툼에 가장 중요하다.
표면적으로 가장 부담이 많은 팀은 역시 SK다. 이제부터 우천취소되는 경기의 부담은 배가된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다른 견해를 보였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9월 대반격'에 대해 얘기했다. 김 감독은 "부담도 있지만, 차라리 더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흐름을 잡기만 하면 그냥 파도를 탈 수 있다. 스케줄의 부담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투수들의 피로가 가중될 수 있다. 특히 우천취소가 가장 적은 KIA(8번)의 경우 투수진을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 스케줄이 너무 빡빡한 SK로서는 투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가 많이 없으면 야수들의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다. 야수들의 컨디션이 좋으면 10연전 정도는 그냥 연승 모드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이 부분도 가정법이다. 때문에 김 감독은 "그래서 야구는 알 수 없다. 스케줄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헤치고 나가느냐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의 상황이 포함돼 있다. 일단 SK가 18게임이나 우천취소됐지만, KIA를 제외한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다. 두산, 넥센(이상 17개), 삼성(14개) 롯데, LG(이상 13번), 한화(10번) 등이 모두 10게임 이상 미뤄졌다. 김 감독은 "우리만 나쁜 건 아니다. 다른 팀들도 비슷하다"고 말한 이유. 때문에 빡빡한 스케줄이 비슷한 조건이라면 투수력이 풍부하고, 집중력이 좋은 SK가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 게다가 2009년 SK는 시즌 막판 20경기에서 19승1무라는 무시무시한 승률을 거둔 경험이 있다. 때문에 스케줄이 문제가 아니라 분위기를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SK의 9월 스케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