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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또 한 차례 성명 "'아리랑' 진정한 의미를 누가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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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화 밖에서 투견장을 만드는가?"

김기덕 감독이 이틀 연속으로 성명서를 내 한국 영화 배급 실태를 비판했다.

김 감독은 15일 오전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 감독의 외침'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형 배급사들의 영화만이 걸리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문제점을 짚었다. 또한 전날 발표한 성명서를 자신의 제자인 '고지전'의 장훈 감독과의 다툼으로만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전날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여는 데 대해 "작은 영화 '풍산개'같은 작품들이 불쌍하지 않은가"라며 한 차례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아래는 15일 발표된 김 감독의 성명서 전문)



한국 영화계에 고하는 김기덕감독의 외침



멀티플렉스의 의미가 뭔가? 여러 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 극장 문화가 그런가?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어렵게 갔는데 다른 영화가 없어서 할 수 없어 걸려있는 두 세 개 중에 하나의 영화를 본다고 한다. 외화 한국영화를 가리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알기로는 '퀵' 이라는 영화도 서로 경쟁하다 개봉일을 앞당길 걸로 알고 있다.

그 영화들이 사전 유료 시사로 잡은 극장들은 보통 저예산 영화들이 꿈도 꿀 수 없는 숫자이고 이건 분명히 잘못 되었고 그 안에서는 피해를 보는 영화들은 개봉 룰을 지키며 노심초사하는 작고 힘없는 영화들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극장 수와 관객 수가 정말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그 영화 제작기간이 십 년이라는데 지금 사전 개봉하는 영화들이 그 정도로 고생했나? 풍산개도 영화 15도에서 얼어 죽기를 각오하고 찍었다.

이것은 문화의 일방적인 조종이고 결국 국민은 단순 문화의 노예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도 영화인도 언론도 관객도 아무도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특히 당사자인 이름 있는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그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2200개 극장에 1400개, 60프로가 걸리는 것은 그 영화를 수출하는 미국도 안하는 걸로 알고 있고 알기론 미국에서도 10프로 좀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극장 규모보다 큰 제작비를 들었다면 아시아 또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이렇게 한국 극장을 독식하는 건 다른 중 저예산 영화의 씨를 말리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고 어느 순간 수술이 불가능해진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입으로 잘 먹으면 뭐하나?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먹어야 할 문화의 양식이 부족하면 미래는 추해진다.

일부 언론이 성명서에 대해 개인의 인신공격성으로 기사를 쓰는데 불구경 하는 마음으로 쓰지 말고 다시 잘 읽어 보기 바란다. 분명히 진심으로 개봉을 축하했고 그들이 떠날 때 해체 된 '돌파구' 멤버를 다시 살려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것이 어떻게 인신공격인가. 그 뼈까지 아픈 감정을 조절하느라 수 없는 어둠과 싸우고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을 이렇게 비틀어도 되는가?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나 저의 '풍산개'나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다. 왜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영화 밖에서는 투견장을 만드는가? 칸에서 '아리랑'을 본 사람이 '아리랑' 100분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 사람이 있는가? 상을 준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인신공격 상을 준 것인가? 당장 기자 시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2011년 7월14일 김기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