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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연맹 승부조작 2차 징계 수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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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이 승부조작과 관련, 두 번째 상벌위원회 소집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상벌위에서 10명이 선수자격을 영구 박탈당했다. 스포츠복표를 구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포항 전 미드필더 김정겸(35)에 대해서는 5년간 선수 자격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2차 대상자는 4배나 늘었다. 1, 2차 중복 연루된 선수를 제외하고 무려 43명(10명 구속, 33명 불구속)이 새롭게 상벌위에 회부된다. 연맹은 이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 검찰의 협조도 받을 예정이다. 대상자들에게 소명 기회도 준다. 빠르면 이달 중 상벌위를 열 계획이다.

한데 1차 때와는 다른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자진신고의 함정에 빠진 듯 하다. 상벌위가 열리기도 전에 온정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곽영철 상벌위원장도 "자진신고자는 K-리그 복귀를 허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달 1일부터 승부조작과 관련된 자진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두 차례 기간을 연장해 7일 마감했다. 자진 신고자는 21명이었다. 연맹은 이들에 대해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했다. 곽 위원장의 말대로 상벌위가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이 자진신고지, 실상은 다르다. 검찰에 먼저 소환된 선수가 연루자들을 실토하고 뒤늦게 자진신고한 경우가 허다했다. 거짓말로 프로축구를 농락한 최성국(수원)도 그랬다. 그도 엄연히 말해 자진신고자다. 그 덕에 불구속 기소됐으나 도덕적으로는 죄질이 가장 나쁘다. 그는 5월 31일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 '승부조작을 제의받거나 본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나한테는 없었다. 모르는 전화는 안 받는다. 여태까지 부끄럼없이 살았다. 제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결백을 주장했다. 요행을 바라면서 승부조작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봤다. 하지만 수사 압박이 지칠줄 모르자 6월말에야 자진신고를 했다. 또 1차 상벌위 징계 수위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진신고에 현혹되면 안 된다.

승부조작은 한국 축구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일벌백계해야 뿌리째 뽑을 수 있다. 상벌위에서 벌써부터 온정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주소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솜방망이 처벌은 승부조작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아파도 어떻게든 환부는 도려내야 한다.

승부조작 2차 상벌위의 징계 수위를 주목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