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공으로…'
뉴욕 양키스 로빈슨 카노(29)가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전형적 슬러거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 카노는 양키스 출신 아버지 호세 카노(49)가 던져준 배팅볼 중 32개를 담장 밖으로 날리며 홈런킹에 올랐다.
카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 1·2라운드를 합계 20홈런으로 통과한 뒤 결승에서 12홈런으로 보스턴 애드리안 곤잘레스(11개)를 1개 차로 제치고 홈런킹에 등극했다. 카노는 1라운드에서 8개의 홈런을 날리며 9개를 기록한 곤잘레스에 이어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카노는 2라운드에서 12홈런을 날려 총 20개의 홈런으로 곤잘레스(9+11=20홈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카노는 밀워키 프린스 필더(144.4m)에 이어 두 번째로 긴 143.8m짜리 홈런을 날리는 등 숨겨둔 장타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이날 카노에게 공을 던져준 아버지 호세는 투수 출신으로 지난 1980년 양키스에 입단했으나 주목 받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89년 휴스턴을 끝으로 은퇴한 바 있다. 카노는 홈런 더비 우승을 확정지은 뒤 아버지를 부둥켜 안은 채 기립박수를 받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 우승자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과 2009년 홈런킹 필더는 1·2라운드에서 각각 9홈런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이날 프린스 필더의 홈런 타구를 잡으려던 한 남성 관중이 6m 높이의 펜스에서 추락할 뻔한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펜스에 매달린 이 관중은 주위에 있던 동료들이 끌어올려 큰 사고를 모면했다. 이날은 지난주 알링턴 볼파크에서 텍사스 외야수 조시 해밀턴이 던져준 공을 잡으려다 추락해 여섯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사망한 소방관 새넌 스톤의 영결식이 열린 날이었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한편 지난해와 2009년 홈런레이스 우승자였던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와 필더는 1·2라운드에서 9개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