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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연 대변인 "아들부터 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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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아들부터 안고 싶어요."

'더반 여신'은 그제서야 웃었다.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38)은 뜨거운 취재열기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더니 5세 아들 얘기를 꺼내자 밝게 웃었다. 그녀는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나 대변인은 프레젠테이션보다 더 떨리는 모습으로 환영인파를 맞이했다.

나 대변인은 취재진과 가진 귀국인터뷰에서 "3주 동안 나와있었는데 3년 같았다.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유치할 수 있었다. 유치단이 한국으로 떠나고 남아있던 3일동안 IOC위원들과 있었는데 '한국반응이 어떠냐'고 묻더라. 뜨거운 반응일거라고 했는데 막상 오니까 더 실감이 난다"고 수줍게 말했다.

나 대변인은 평창 최종 프레젠테이션 직후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빼어난 미모와 유창한 영어는 IOC위원들과 한국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순식간에 각 포털 검색어 1위를 휩쓸었다. 그녀는 이같은 관심에 대해 "친구들과 가족들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잠깐의 관심이겠지'하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나와주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지나친 관심을 경계하는 표정이었다. 나 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 할일을 했을뿐이다. 우리팀이 잘한 것인데 나한테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침착하게만 보였던 나 대변인의 프레젠테이션. 그녀도 떨렸다고 했다. 나 대변인은 "자리에서 있었을때는 몰랐다. 일어서니 입안이 바싹 마르는 기분이 들더라. 크게 심호흡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1분 정도 지나니까 안정이 되더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프레젠테이션의 비결로는 "청중 입장에서 잘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발음하고 감정을 실었던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의 입에서 '평창'이 불리는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떨린다고 했다. 나 대변인은 "너무 행복하고 복받쳐 오르는 순간이었다. 3번이나 다시 그 장면을 봤는데 슬로우 장면처럼 상황이 지나가더라.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평창 유치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던 나 대변인은 가족 얘기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천상 여자였다. 그녀는 "2년동안 너무 소홀했다. 지금 아들은 이해못하겠지만 7년 후에 같이 동계올림픽을 관람하며 엄마가 유치에 한몫했다는 사실을 얘기했을때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항상 이해해준 남편과 부모님께는 감사하다"고 울먹이듯 말했다.

나 대변인은 일단 기존에 하던 영어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 일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 일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생각해 봐야겠다. 스포츠 외교일이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들에 큰 기쁨을 안겨준 나 대변인.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표정은 '더반 여신', '더반 신데렐라'가 아닌 평범한 엄마의 얼굴이었다.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