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코치에게 이 기쁨을 전하고 싶어요!"
요미우리가 5월23일 2명의 육성선수를 지배하선수(육성선수 중 1군에 출전할 자격을 갖는 선수)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프로 3년차 내야수인 후쿠모토 아쓰시(27세)와 야마모토 가쓰나오(24세)다. 그들은 2007년부터 3년간 요미우리에서 코치를 맡은 김기태 현 LG 2군감독의 지도를 받았었다.
지난 9일 2군 경기 전에 만난 후쿠모토는 얼굴이 검게 타있었다. 2009년 김기태 코치가 2군 혼성팀 퓨처스의 감독을 맡으면서 후쿠모토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육성선수는 규정상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2군 선수층마저 두터운 요미우리에서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기 어렵다. 그 때문에 후쿠모토에게는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목적으로 편성된 퓨처스가 프로선수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김기태 코치는 제가 경기에서 실수를 하면 원정경기에서 돌아오자 마자 밤 늦게까지 개인훈련을 시켜 주셨습니다". 김기태와 같은 좌타자인 후쿠모토는 그 때 배운 김기태의 말을 지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나는 방망이가 아래에서 나오는 버릇이 있으니 위에서 내도록 하라고 반복 지도를 받았습니다. 김 코치는 지금까지 만난 코치들에 비해 경기 대처 자세에 대해 엄격한 분이었습니다. 경기에서는 반드시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습니다."
날마다 계속된 열의 가득한 충고와 함께 김 코치는 스스로 방망이를 잡기도 했다. "아주 손목이 강해서 가볍게 쳐도 강한 타구가 날아 갔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골고루 치는 타격이 특징인 후쿠모토에게 김기태 코치의 지도는 좋은 자극이 됐다.
올해 요미우리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번 육성선수들의 승격은 그것을 보충하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무언가 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추천을 받아 등록된 후쿠모토의 배번은 008에서 58로 바뀌었다.
그러나 9일 경기 전 후쿠모토는 뜻밖의 일을 당한다. 타격 연습과 병행해 실시된 수비 연습 중에 2루수 땅볼을 잡으려던 후쿠모토가 머리에 타구를 직접 맞았다. 순간 그라운드에는 긴장감이 돌았지만 후쿠모토는 고통스러워하는 것 대신 글러브를 땅에 치면서 오히려 분통을 터뜨렸다.
펑고 타구를 쳐준 가와이 마사히로 2군감독은 후쿠모토에게 "곧바로 덕아웃에 가서 얼음 찜질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후쿠모토는 수비 훈련을 계속하려고 했다. 경쟁자들이 있어 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코치들 역시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었다. "좋은 패스를 받았으니 헤딩슛을 골로 연결시켰어야지." 머리에 타구를 맞은 것을 축구의 헤딩슛 에 비유해 농담만 던졌다. 이처럼 후쿠모토는 극심한 경쟁의 무대에 있다.
"1군 2루수 찬스가 왔으니 잡고 싶다." 요미우리에는 몇년 동안 붙박이 2루수가 없었다. 지난 5월에는 프로 4년차인 후지무라 다이스케가 처음으로 1군에 승격해서 곧바로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취약한 포지션이다. 그래서 후쿠모토는 올시즌 찬스를 맞이한 셈이다.
"김기태 코치에게 빨리 1군 승격의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후쿠모토는 흰 이를 드러내며 1군 주전 입성의 결의를 보였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