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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일본 통산 150홈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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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일본 통산 15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일본 내 흔들리던 입지를 잡아준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오릭스 이승엽은 9일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5로 뒤진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이부 선발 와쿠이 히데아키의 4구째 142㎞짜리 직구가 높게 들어오자 시원하게 배트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공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시즌 6호째 홈런이자, 일본 통산 150호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155번째로 150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은 2003년 시즌을 마친 뒤 지바롯데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일본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했다. 첫 해에는 14홈런을 기록. 일본 무대 연착륙에 성공한 이승엽은 지바롯데의 홈구장이 바닷바람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2년차 때 30홈런을 쳐내면서 물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그 해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요미우리로 이적.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2006년 41홈런, 2007년 30홈런을 치면서 야구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8년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2008년 45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타율 2할4푼8리 8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급기야 2009 시즌 때는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2군에서 정규 시즌을 마감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2010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즌 내내 1군과 2군을 오갔으며, 클라이막스 시리즈 때는 이례적으로 시리즈 도중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결국 시즌 뒤 방출. 3년간의 부진으로 이승엽의 일본 생활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오릭스가 이승엽을 1억5천만엔에 영입하며 극적으로 일본에 잔류하게 됐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이승엽을 주전 1루수로 점찍고, 스프링캠프 때 "이승엽이 T-오카다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칠 것 같다"고 까지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몸쪽 공에는 여전히 강했지만,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다. 결국 지난 5월9일에는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이승엽은 최근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쩍 빨라진 홈런페이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월18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날린 뒤 14경기에서 홈런을 4개나 날렸다. 150호 홈런으로 이승엽은 오릭스는 물론, 일본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