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마저 KIA 윤석민의 완봉승을 도왔다.
KIA 윤석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2안타 3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2패)째를 거뒀다. 역대 프로통산 14번째이자 올시즌에는 지난 6월30일 롯데 고원준이 부산에서 공교롭게도 KIA를 상대로 거둔 이후 두 번째 강우콜드 완봉승이다. 이날 1-0으로 앞선 KIA의 7회초 공격 2사 후 때 갑작스런 폭우가 내렸다. LG가 선발 심수창을 막 임찬규로 교체하며 경기 후반 반격에 나서던 시점. 그러나 하늘은 윤석민의 너무나 깔끔한 투구에 감동했는지 LG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심판진은 경기가 일시 중단된 오후 8시25분부터 30분간 기상 상태를 살폈지만 빗줄기는 시간이 갈수록 굵어지기만 했다. 결국 그라운드 상태를 살핀 심판진은 양손을 들어 X자를 그려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비로 일찍 종료되지 않았더라도 윤석민의 투구는 승리를 챙기기에 합당했다. 특유의 강속구-고속슬라이더의 '투 피치'는 이날 역시 빛을 발했다. 여기에 윤석민은 경기 초반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식으로 패턴을 약간 바꿔 LG타선을 상대했다.
1회말 LG 정성훈-양영동 테이블세터진을 우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간단히 잡은 윤석민은 3번 이진영의 타구가 KIA 1루수 김주형의 글러브를 살짝 벗어나면서 우전 2루타를 허용했다. 조금 더 노련한 1루수였다면 잡을 수 있던 타구. 살짝 당황한 듯 윤석민은 후속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조인성을 유격수 땅볼로 유인해 실점을 막았다.
이후 8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 한 윤석민은 4회 2사 후 조인성-윤상균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서동욱을 6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윤석민이 에이스다운 투구를 하는 사이 KIA는 6회초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온 이종범의 좌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윤석민은 "이종범 선배가 대타로 나와 결승타점을 올려주는 등 전반적으로 오늘 경기에서 많은 운이 따랐다"고 기뻐했다. 또한 이날 6이닝 무실점 투구로 방어율을 2.86으로 낮춘 윤석민은 "다승왕 보다는 방어율 타이틀을 꼭 따내고 싶다"며 시즌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