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한대화 한화 감독의 촌철살인 한마디는 오늘도 어김없이 터져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층 더 진지했다. 최근 심리적인 위축감을 갖고 있는 팀 4번타자 최진행의 부활을 바라는 마음이 듬뿍 담긴 한마디다. 1일 광주구장,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던 최진행을 한대화 감독이 조용히 따로 부른다.
한 감독 : (짐짓 엄한 얼굴로) 야, 진행아. 너 요즘 가르시아의 타격을 보고 뭐 느끼는 거 없냐? 말 좀 해봐라. 좀 들어보자.
최진행 :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듯) 네, 그게…참 잘치는 것 같습니다.
한 감독 : 잘 치는 것 같다고? 예끼 이 녀석아. (느낀 바가)그것밖에 없냐? 내가 그걸 물어본게 아니잖여.
최진행 : (한순간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듯 말을 못 잇는다.)
한 감독 : (안색을 부드럽게 풀며) 가르시아가 뒤 타순에서 잘 친다고 해도, 기죽지 말고 네 스윙을 하란 말야.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고, 머리를 잘 써야 돼. 알겠냐?
최진행 : 네!
최진행과의 짧은 독대를 마친 한대화 감독은 취재진에게 이를 소개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한 감독 : 느낀 점을 얘기하랬더니 대뜸 "잘 치던데요" 그러더라구. 아니 내가 자기한테 듣고 싶은 대답이 겨우 그거겠어? 어떻게들 생각해요? 요즘 진행이가 좀 의기소침해진 것 같더라구. 그래서 다시 씩씩하게 자기 스윙을 하라고 대화 좀 나눴지. 그렇다고 특별한 얘긴 아니었어~
팀 4번타자의 기운과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한 '야왕' 한대화 감독 특유의 유머 화법이 또 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