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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의 홈런 이래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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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블록버스터'가 한여름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한화 카림 가르시아(36)가 특유의 '홈런발'을 앞세워 야구보는 재미를 드높인 것이다.

마치 장마전선같다. 한국 입국(8일) 뒤 초반 3경기 간을 보더니 3경기 연속 만루포-만루포-끝내기 스리런 행진의 집중호우를 쏟아부었다.

이후 잠깐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다시 북상한 장마전선처럼 2경기 홈런 3개로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이 페이스라면 '롯데에서 재계약에 실패했던 가르시아가 통하겠느냐'는 당초 우려가 무색해 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한화 팬들은 물론, 야구팬 대다수가 가르시아의 홈런에 열광하고 있다. 가르시아의 홈런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의 홈런을 분석해보니 다른 홈런과 좀 달랐다.

▶화끈하다

가르시아는 감질나게 재는 법이 없다. 모 아니면 도다. 스윙할 때 먹잇감을 포착한 독수리마냥 안그래도 큰 눈을 부릅뜬 표정을 보면 가르시아 공격 성향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6월 30일 현재 가르시아가 한화 입단 이후 터뜨린 6개 홈런 가운데 초구를 노려서 만들 게 3개나 된다. 이어 볼카운트 1-0, 0-1에서 2구째를 홈런을 만든 것은 2개, 나머지는 3구째를 홈런으로 응수했다. 6개의 홈런 모두 3구 안에 끝장을 본 것이다. 이 뿐 아니다. 가르시아가 14경기 동안 친 14개 안타 가운데 홈런 6개를 포함한 10안타가 3구안에 나왔다. 초구때의 타율도 4할에 달하는 등 3구 이내의 타율이 3할3푼3리로 전체 평균 타율(2할5푼9리)을 크게 넘어선다. 반면 2-3 풀카운트나 1-3 상황에서는 안타를 1개 도 치지 않았다. 이런 공격적 성향 때문에 '갈풍기'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지만 2년 연속 최하위로 처져 있느라 자극이 필요했던 한화 팬들에게는 지금의 화끈한 맛이 제격이다.

▶극적이다

가르시아의 만루시 타율은 무려 7할5푼. 득점권 타율도 3할6푼8리에 달한다. 아직 출전수가 부족해서 정식 순위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지 전체 타자 통틀어 TOP5 안에 들어갈 기록이다. 이처럼 가르시아는 찬스에 강해서 짜릿한 쾌감도 선사한다. 가르시아는 지금까지 5경기에서 홈런을 쳤는데 홈런 경기 승률이 무려 0.800(4경기 승리)에 달한다. 그것도 쐐기 만루포, 결승투런포, 쐐기 스리런포 등이었다. 특히 5개의 홈런이 1점차 이내 박빙의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통쾌함을 더하게 만들었다. 롯데 시절(2008∼2010년)까지 범위를 넓혀서 보면 가르시아의 홈런은 승리나 다름없었다. 올시즌을 포함한 총 83경기에서 91개의 홈런을 쳤다. 이들 경기의 통산 전적은 56승22패로 0.723의 높은 승률을 나타냈다. 멀티득점 홈런행진도 극적 효과를 드높인다. 가르시아는 롯데 시절 10개(2008년), 13개(2009년), 14개(2010년)의 솔로포를 쳐왔다. 하지만 올해는 6홈런 연속 솔로포가 없다. 가르시아는 한국에서 최고 전성기였던 2008년 7회 연속 멀티득점포를 터뜨린 바 있다.

▶실속있다

현재의 가르시아 기록을 놓고 보면 국내 타자 가운데 가장 실속있는 축에 속한다. 홈런(19개), 타점(63점)랭킹 1위인 이대호(롯데)와 비교해보니 그랬다. 가르시아는 14경기 6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0.4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68경기에서 19홈런을 친 이대호(평균 0.28개)에 비하면 한결 높은 홈런 생산률이다. 평균 타점에서도 가르시아는 1.64점(14경기 23타점)으로 이대호의 0.93점(68경기 63타점)을 압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가르시아가 쇠퇴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전성기 이상으로 회춘했다는 것이다. 가르시아는 한국 데뷔 첫 시즌인 2008년 가장 많은 홈런(30개)과 타점(111점)을 기록했다. 타점왕에 올랐던 해가 2008년이다. 당시 평균 홈런은 0.24개, 타점은 0.89점이었다. 이에 비하면 현재는 두 배나 호전된 놀라운 변신이다. 여기에 가르시아 홈런의 영양가를 더해주는 것은 상대팀이 KIA, SK 등 선두를 다투는 강호였다는 점이다.

▶합작했다

가르시아는 5번 타자다. 그를 빛내준 조연이 있었다. 강동우-한상훈의 테이블 세터와 장성호-최진행의 중심타선 등이 든든한 도우미였다. 이들이 없었다면 스리런, 만루포 같은 기회가 있을 수 없었다. 가르시아가 합류하기 전 2할4푼1리였던 팀타율은 합류 이후 14경기에서 2할6푼7리로 향상됐다. 가르시아가 홈런을 친 5경기에서 이들 선행타자들의 타율과 출루율은 시즌 평균을 크게 웃도는 반짝 활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르시아 바로 앞 타석의 최진행은 평균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2할7푼4리, 0.385였지만 가르시아 홈런 경기때 3할4푼9리, 0.417로 크게 호전됐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