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승엽의 방망이가 연일 폭발하고 있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좋은 감각으로 치고 있다"고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을 정도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으면서 얻어낸 인내의 결과물이다.
지난 24일과 25일 지바롯데와의 이틀간 경기서 이승엽은 6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삼진도 2개를 기록했지만 볼넷도 2개를 얻었다. 2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대부분 방망이가 나왔지만 볼에는 스윙이 잘 나오지 않았다.
좋은 선구안은 끈끈한 승부를 만들어 냈다. 24일 경기 세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1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는 공을 커트해냈고 떨어지는 변화구는 꾹 참으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온 135㎞의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25일 두번째 타석의 볼넷 역시 마찬가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6구째 몸쪽 포크볼이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오자 커트해냈고, 7구, 8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을 연속으로 골라냈다.
스트라이크는 적극적으로 친다.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서 이승엽은 초구 128㎞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헛스윙했다. 볼이 아니라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는 공이었다. 그리고 2구째 135㎞의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고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오자 다시 방망이가 나왔고 우측의 2루타로 1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경기후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다음타자에게 연결히켜준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나갔는데 실투가 왔다.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고 했다.
25일 경기서 이승엽에게 던진 공은 총 17개였다. 이중 스트라이크존으로 온 공은 8개였고 이승엽은 이 중 6개에 방망이를 휘둘러 2개의 안타와 2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8개의 볼 중에선 2번만 헛스윙을 했다. 그만큼 선구안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투수들의 이승엽 공략법을 확실히 익힌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전엔 투수들이 몸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이승엽은 몸쪽만 신경을 썼다. 이승엽이 몸쪽에 대해 대처를 하는 모습을 보이자 최근엔 바깥쪽으로만 계속 던지고 있다. 이승엽이 '몸쪽으로 오겠지'라는 생각을 할 때 반대로 바깥쪽 공략을 하는 것. 이젠 이승엽이 이러한 투구 패턴을 읽었다. 바깥쪽에 대한 대처가 좋아진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