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경기째다.
LG가 장기 휴업에 들어갔다. 22일 잠실 넥센전부터 26일 인천 SK전까지 5경기 연속 우천 취소다. 8개 구단 중 가장 긴 휴식이다.
LG 박종훈 감독은 일단 비로 인한 휴식이 반갑다는 의사를 표했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기 어렵기 때문. 또한 다음주에는 내야 수비의 중심 박경수와 부동의 톱타자 이대형의 컴백이 예정되어 있다.
박 감독은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휴식이다"라며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은 쉼 없이 달려왔다. 잇따른 주전들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마지막 경기였던 21일까지 66경기를 치르며, 한화(67경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이진영 이대형 이택근 박경수 등이 차례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버텨내고 있었다.
박 감독은 반가움과 함께 걱정도 표했다. 그는 "휴식이 반갑기는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걱정이다"라며 "너무 오래 쉬다 보면 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선수 개개인이 컨디션 유지를 잘 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를 오래 쉴 경우에 타자들은 타격감 유지에 애를 먹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감이 좋았던 선수들의 경우에는 비가 달갑지만은 않다. 박 감독 역시 "선발 투수보다는 타자들과 불펜 투수들이 걱정이다. 선발과 달리 매일 나오기 때문에 마냥 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LG는 우천 취소된 22일부터 25일 경기까지 4일 동안 리즈를 선발 투수로 예고한 바 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4일 연속 선발 예고는 최초일 것 같다. 리즈가 OK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리듬도 리듬이지만, 다음날 선발로 등판한다는 압박은 엄청나다. 리즈가 그걸 버텨낸 것"이라며 비로 인한 선발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꿀맛 같은 휴식이었지만, 동시에 고민거리도 안게 됐다. 6일 동안 푹 쉰 박 감독과 LG 선수단이 주중 삼성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