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야왕'을 넘을 수 있을까. 삼성이 또다시 천적 한화와 맞붙는다. 21일부터 23일까지 벌어지는 대구경기다. 대구팬들은 이번에야말로 삼성이 '야왕 신드롬'을 격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일까지 36승26패2무로 리그 2위. 방어율 3.50, 팀타율 2할6푼1리의 막강한 팀이 바로 삼성이다. 그런데 한화전만 보면 같은 팀인가 싶을 정도다. 올시즌 9번 맞붙어 3승6패. 3연전 세번 중 단 한 번도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전력이 비슷하기라도 하면 억울하지나 않다. 최근에는 한화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6위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시즌 초반 맞붙었을 때의 한화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 하는 팀이었다. 당시 한화를 잡았다면 현재 삼성 순위는 2위가 아닐 지도 모른다. 류중일 감독이 다른 팀보다도 한화와 일정이 잡혀있는 주면 한숨을 푹푹 내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3연전에 임하는 삼성 선수단의 각오는 남다르다. 5월말부터 이어오던 상승세가 지난 주말 KIA전 2연패로 꺾인 만큼 이번 한화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 하면 치열한 선두권 다툼에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 1위 SK와 1.5게임차가 나고 3위 KIA와는 겨우 반게임차 밖에 나지 않는다. 한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다행이 호재가 있다. 이번 3연전에는 '괴물' 류현진이 등판하지 않는다. 지금껏 치렀던 세번의 3연전에서는 모두 류현진이 한번씩 등판했고 5월14일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했다. 실제 맞붙었을 때 이기기도 힘들지만 류현진이 등판한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경기 중 하나는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담이 더욱 컸다. 최근 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고도 마운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삼성 역시 타격감이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 선수들은 "한화는 우리만 만나면 평소보다 훨씬 더 잘 하는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물론 한숨을 쉬면서다. 이번 3연전에서는 이 한숨을 걷어낼 수 있을까.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